이연희와 김재원-김민서의 대립각이 폭발했다. 이 과정에서 이연희는 회유용으로 받은 땅을 역이용하여, 백성에게 세금을 면제해주는 결단력과 어진 마음을 드러낸 데 이어, 중전이나 된 양 자신에게 도발 하는 김민서에게 호통을 쳐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선사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창사 54주년 특별기획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최정규/ 제작 ㈜김종학프로덕션) 31회에서는 정명(이연희 분)이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인조(김재원 분)와 조정을 보다 못해 정치에 직접 나서며 파란을 일으키는 과정이 그려졌다.
 
정명은 자주 반복되는 역모로 심기가 불편한 인조를 매일 찾아가 왕으로 예의를 갖춰 문안을 한 뒤 충언을 고하며 인조와 신경전을 펼쳤다. 정명은 가뭄과 홍수로 살기 힘든 백성에게 장리활동(이자놀이)을 금해달라고 제언해 인조의 분노를 산다. 인조는 "왕실의 안정을 위해서" 하는 사업이라고 변명하지만, 정명은 "백성의 삶을 먼저 살피는 군주가 되어주시옵소서"라고 충언하며 물어서지 않았다. 인조는 자신을 무시하는 정명에게 "공주, 니가 어명을 내려보든가"라며 분노하며 치열한 대립각을 폭발시켰다.
 
김자점(조민기 분)은 정명의 입을 막기 위해 정명에게 인조가 궁방전을 하사하기로 했다고 회유한다. 김자점은 정명이 광해(차승원 분)를 "폐주"가 아닌 "선왕전하"라고 말한 데 대해 "역심이지만 봐 주겠다. 벗이 되자"고 제안한 후 모든 것을 잃는 것보다 힘을 기르는 것이 낫다고 충고한다. 김자점은 "정치는 치를 떨 게 싫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며 정명에게 힘을 가지라고 설득하지만, 내심 정명이 땅을 갖게 되면 인조에게 더 이상 백성을 위해 왕실이 희생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자점의 예측은 빗나갔다. 정명은 오히려 받은 궁방전에서 경작하는 백성의 세금을 면제해주겠다고 선포해 인조의 분노를 더욱 폭발시키고 만다. 인조가 백성과 만나는 친견의 자리에게 백성들이 "공주처럼 은혜를 베풀어주신다면 숨을 쉴 수 있겠습니다"라고 하자 크게 분노하며 공포심을 불러 일으켰다.
 
정명의 거침없는 행보에 걸림돌은 곧바로 나타났다. 여정(김민서 분)은 정명을 어린 시절부터 돌봐준 정상궁의 뺨을 세차게 내리친 뒤 정명을 똑바로 바라보며 "자수나 하며 여인의 규범이나 익혀라"며 도발해 분노를 유발했다. 한낮 나인이 상궁은 물론 공주에게까지 어른 행세를 한 것.
 
이에 정명은 안하무인인 여정을 향해 "왕실 여인의 직분에 충실하라? 새겨들을 말이다. 내게 그런 책무가 있다는 것을 잊었다"고 차분하게 말하는 듯 하더니 "지엄한 궐의 법도를 똑똑히 알게 해 주겠다"고 서슬 퍼런 호통으로 자신이 후궁이 될 것이라며 의기양양한 여정에게 한갓 나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이어 "왕실 윗전을 모시는 상궁의 몸에 손을 댈 수 없다"며 "내 앞에서 나인은 고개조차도 들 수 없는 법이다"고 조목조목 지적해 시청자들을 통쾌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방송 말미에 등장한 32회 예고에서는 다시 정명이 수세에 몰리는 모습이 방송되며 정명과 여정의 치열한 대결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이 지닌 권력에 대한 욕망과 이에 대항하여 개인적인 원한을 딛고 연대하는 광해와 정명 그리고 그런 정명이 인조정권하에서 그 권력과 욕망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는 이야기가 펼쳐질 ‘화정’은 오늘 밤(28일) 10시 MBC를 통해 32회가 방송된다.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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