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1천815명에게 내민 효자손플러스, 만족도 99.9%

▲ 부천시는 효자손 플러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녀가 있는 남편을 만나 자녀들이 장성할 때까지 키웠다. 그러나 남편이 사망한 후에 자녀는 떠났다. 연락도 끊겼다. 이렇게 혼자 지내는 고령의 어르신은 치매로 일상생활이 어렵다. 하나 뿐인 여동생도 먼 지방에 산다. 도움이라곤 찾을 수 없다. 냉기가 도는 서늘한 집에 손 봐야 할 불편한 점이 많지만 스스로 할 수 없는 막막한 형편이다.
 
효자손플러스 도배하는 착한 손
따뜻한 이웃이 알려줘 찾아낸 그 어르신은 혼자가 아니게 되었다. 겨울 방한용품 설치는 물론이고 곰팡이가 심한 방은 도배를 새로 했다. 효자손 플러스 서비스로 방에 서식하던 바퀴벌레도 사라졌다. 부천시 소사구 소사본3동에 사는 고순자(가명) 어르신의 이야기다.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에 사는 김동섭(가명) 씨는 홀로 산다. 홀로 지내는 적적함을 술로 달래던 어르신은 결국 알콜 의존증이 되었다. 거동도 어렵다. 불편해서 급할 때는 대소변을 집에 보는 상황이다. 하지만 가족이나 친척들의 도움도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집안 조명도 어두워 바닥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집안에서 넘어져 다치는 일도 있었다.
 
어르신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생활하기 어렵다고 판단돼 요양등급 신청 및 방문요양보호사를 파견을 도왔다. 어두운 조명은 효자손 서비스를 통해 처리했다. 조도가 바뀌자 집안 분위기도 변했다. 원미구 도당동주민센터 강사무엘 씨는 “반 지하 집이라 햇볕도 들어오지 않는 마치 동굴에서 어르신이 사시 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조명을 통해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고 어르신이 다치는 일도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 이사랑(가명) 씨도 혼자 산다. 지금은 헤어진 남편의 가출로 인해 홀로 자녀 2명을 키운다. 무지외반증 환자다. 발가락이 휘어 통증이 심하고 거동이 어렵다. 힘이 필요한 곳에는 항상 부족하다. 실제로 수도꼭지나, 변기, 형광등 교체 등이 어렵다. 결국 부천시의 효자손플러스가 달려갔다.
 
이웃의 작은 관심과 도움이 어려운 이웃에게는 큰 희망이 된다. 이 이야기도 이웃의 관심에서 시작됐다. 이렇게 어려운 이웃들에게 가려운 곳이 있다면. 효자손이 어김없이 긁어준다. 벌써 햇수로 3년. 2016년 1월, 부천시가 대덕강업주식회사, 부천희망재단, 부천소사지역자활센터와 ‘효자손 플러스’사업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는 2014년 시작된 ‘효자손’사업이 예산 부족으로 조기 종결되었다가 2015년 서울중앙에셋㈜에서 지정 후원금 1천만 원을 기부하며 ‘효자손 플러스’사업으로 진화했다. 벌써 햇수로 3년째. 올해는 대덕강업주식회사가 그 뒤를 이어 부천희망재단을 통해 부천시에 1천만 원을 기부했다.
 
만족도 99.9%
2015년 한 해 동안 부천시는 ‘효자손 플러스’사업을 통해 모두 868건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금액으로는 1천800만 원을 웃도는 규모. 서비스 수혜자 중 7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효자손플러스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벌였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행위에 대한 만족도 조사라는 점을 감안해도 ‘효자손 서비스를 통해 불편한 점이 해소됐는가, 효자손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는가, 효자손 서비스가 주민에게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각각 99.7%, 99.9%, 100%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수혜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부천시는 올해 1천200건의 서비스가 목표다. 1~4월까지 206건 신청. 그 중 169건을 서비스 했다. 예년에 비해 서비스 제공 횟수를 늘리기 위해선 사업비(자재비 등)가 약간 부족하긴 하다.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수도관 동파는 이제 그만
그 동안 겨울에는 이웃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방한용품 설치나 수도가 어는 것을 예방하는 소규모 생활수선 정도였다. 하지만 얼어붙은 이웃들의 생활과 마음을 녹이기엔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추운 겨울, 이웃들을 괴롭히는 것은 바로 동파.
 
겨울철에는 수도가 어는 것을 막기 위해 수돗물을 살짝 틀어놔야 한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수도세를 절약하려고 수도를 잠그고 지낸다. 그러다 보면 수도가 얼기 마련. 어르신들이 수도가 언 것도 알고, 녹여야 하는 것도 아는데 그 비용이 비싸니까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자연스레 녹으면 다행인데, 아닌 경우엔 방으로 물이 새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올겨울, 소사지역자활센터는 동파가 되어도 방치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제빙기를 구입할 예정이다. 20-30만 원이면 올겨울, 추위에 동파 걱정은 없다.
 
부천소사지역자활센터 김상필 담당자는 “자활기업이나 전문가를 통해 제빙기 사용법을 주민들에게 교육하면 주민들은 기술을 배워 좋고, 이웃도 도울 수 있어 좋을 것”이라며 다가올 겨울을 준비했다. 부천시의 대표 사회복지서비스인 효자손 플러스는 이웃과 한여름부터 이웃을 춥게 만드는 겨울을 준비하고, 대비한다.
 
원미구 중동복지협의체는 효자손 플러스 사업으로도 해결되지 못하는 곳을 발견했다. 바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쌓인 먼지와 해충. 결국 중동복지협의체는 청소와 가전제품 수리가 필요한 수혜자 60명을 찾았다. 가전제품 속 세월과 함께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속 깊은 때를 벗겨냈다. 소독으로 해충도 없앴다. 기업과, 이웃, 공무원이 부천시민의 팍팍한 삶에 ‘행복 플러스’를 위해 노력한다.
 
허모 복지국장은 “부천은 여름부터 겨울은 준비하는 효자손 플러스제도가 있다. 이웃을 사랑하는 부천시민은 진짜로 문화특별시 부천시민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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