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오축

▲ © 강성욱
 
몽골에서는 다섯 가지 종류의 가축을 기른다. 이를 오축이라고 한다. 테메(낙타), 아도(), 헌니(), 야마(염소), 우후르(). 몽골에서는 오축의 고기를 모두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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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몽골 고기만큼 친환경적이고, 무공해도 없다. 몽골의 오축은 들에 자라는 풀만 먹는다. 들에 풀만 있으면 가축이 살찌고, 사람들은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그래서 몽골 사람들에게 골짜기에 노고()가 무성하다고 하면, 행복하다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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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몽골 여행객들의 후담에 몽골 고기의 냄새와 질긴 육질에 대한 불만이 있다. 이건 우리가 너무 화학적이고, 비자연적인 맛에 길들여져서 생긴 것이다. 지금 우리가 맛있다고 하는 한우 고기는 온갖 화학 약품과 생물 공학적인 사료로 키워진 것들이다. 최근에 사람들은 먹는 것의 소중함에 경각심을 가지고 원료나 원산지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는 최소한 지금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내 몸의 피와 살이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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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오축의 고기를 몸을 따뜻하게 하는 고기와 차갑게 하는 고기로 나눈다. 먹으면 몸을 따뜻하게 하는 고기, 돌라니 마흐는 우루르(), 헌니(), 아도(말) 마흐다. 몸을 차갑게 하는 고기, 후이튼 마흐는 테메(낙타)와 야마(염소) 마흐다. 과거에 징기스칸은 헌니 마흐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고기이니 헌니를 많이 키우라고 했다. 이는 헌니가 번식력이 좋고, 잘 자라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헌니 마흐는 육질이 야마보다 부드럽고, 기름도 많아 먹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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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스칸은 가축을 죽일 때 고통을 가장 적게 주라고 하였다. 가축의 고기는 너희 몸의 살이 되는 것이니, 죽일 때 고통을 가장 적게 주도록 하라고 했다고 한다. 오년 전에 친구인 푸제의 집에서 양을 잡는 장면을 보고 감동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해마다 관광팀과 같이 초원에 나가 양을 잡을 때마다 그런 기분을 다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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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 여름에 울란바타르에서 15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푸제의 집에 간 적이 있었다. 저녁에 양 한 마리를 잡아 고기를 마련한다고 한다. 들판 저 쪽에서 소르고일의 4학년 정도 밖에 안 되는 꼬마가 말을 타고, 수 백 마리의 양떼를 몰고 온다. 아흐(, 몽골에서는 보통 남자를 아흐라고 함)는 올가미를 들고 지나가는 양들 중에서 한 마리를 골라 올가미에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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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는 올가미에 걸려 몸부림치는 양을 게르 앞까지 끌고 온다. 게르 앞에 펄쳐진 양탄자 위로 양이 끌려 와 올려지면, 양은 죽음을 직감했는지 거기서 꼼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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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는 양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앞다리를 움켜잡고, 발로 양을 몸통을 누른다. 그리고, 예리한 칼로 양의 배를 손이 들어갈 만큼 그어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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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손을 배에 넣어 양의 심장 정맥을 자른다. 그리고 양의 다리를 꼭 잡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끌어안는다. 한 손은 양의 주둥이를 잡고 양의 몸부림이 그칠 때 까지 안고 있다. 양의 피는 모두 빠져 나와 양의 배에 고이게 된다. 몸의 피가 빠져 나오면 뇌의 기능은 순식간에 정지한다. 양은 배를 가르는 고통을 느끼는 순간, 순식간에 졸음이 몰려 와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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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몸부림이 그치면 안주인이 양동이와 아야그를 들고 와 양 배 안에 고여 있는 피와 내장을 모두 양동이에 퍼 담는다. 양의 배 안이 깨끗이 비워지면, 아흐는 양 가죽을 벗겨 몸통을 수레 위에 올려놓는다. 물 한 방울 쓰지 않고, 양탄자와 바닥의 흙에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순식간에 한 생명의 고통이 보이는가 싶더니 일은 끝났다. 아흐는 불에 그을린 양머리를 들고, 게르를 돌며 예를 올린다. 한 생명이 죽어서 다른 생명을 이어주는 살생을 신에게 고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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