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현대엔지니어링② 정의선 374억 종잣돈 “잭팟이 보인다”
- 374억 종잣돈 굴려 8263억 배당·현금·주식으로…‘정의선 매직’ - 20년간 유상증자·무상증자·흡수합병·배당 반복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설은희 기자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IPO)를 짚다 보면 정의선 회장에게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과정이 눈에 들어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현대엠코를 흡수합병 했다. 2014년 2월 현대엔지니어링 주주총회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을 존속법인, 현대엠코는 해산을 결의, 4월 3일 합병등기를 마쳤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흡수함으로써 연매출 5조원의 업계 8위 종합건설사가 탄생했다.
합병 전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는 현대건설로 보통주 72.55%(293만3000주)를 보유하고 있었고, 합병 전 현대엠코는 정의선 회장이 25.06%(501만2621주), 정몽구 명예회장이 10.00%(200만주)를 보유하고 나머지는 현대글로비스 24.96%(499만2425주), 기아자동차 19.99%(399만7476주), 현대모비스19.99%(399만7476주)가 나눠 갖고 있었다.
2014년 4월 합병이 마무리 되자 발행 주식은 404만3000주에서 759만 5341주로 늘었다. 소멸되는 현대엠코 기존 주주에게는 현대엔지니어링 신주가 주어졌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 합병비율(1주:5.36주)에 따라 지분율은 변동했다. 정 회장 11.72%(89만327주), 정 명예회장 4.68%(35만5234주), 현대건설 38.62%(2933만주), 현대글로비스 11.67%(88만6740주), 기아자동차 9.35%(71만20주), 현대모비스가 9.35%(71만20주)를 가져갔다.
이 합병으로 인해 정 회장과 정 명예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손에 넣는 계기가 됐다. 그전 정 회장과 정 명예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이 없었다.
정 회장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요 주주에 오른 것은 2014년이지만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손에 넣기 위한 선제적 작업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현대글로비스,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는 각각 60%, 20%, 20%를 출자해 현대엠코를 설립했다. 현대엠코는 현대차그룹 일감을 싹쓸이하며 폭풍성장 했다. 현대엠코는 설립하자마자 295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듬해인 2004년 4000억, 2005년 7000억을 기록하더니 불과 5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엠코가 자리 잡기 시작할 무렵인 2004년 12월 10일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엠코 지분 25%를 정 회장에게 261억원(1주당 10만9673원)에 매각한다. 정 회장은 2004년 말 기준 현대엠코 주식 23만8250주(25.06%)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후 정 회장은 2005년 현대엠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13억원으로 주식을 10배 이상(250만6311주) 늘리는 신공을 발휘한다. 2005년 5월 6일 공시에 따르면 신주 인수가격은 1주당 5000원으로 5개월 전 현대글로비스로 부터 매입한 가격의 1/20 수준이다. 이를 두고 당시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헐값 매각을 지적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2009년 정 회장은 또 한 번 현대엠코 지분을 늘린다. 2009년 3월 27일 공시에 따르면 당시 현대엠코는 무상증자를 통해 1주당 0.5주 배정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주식수는 375만9466주로 늘어난다. 1년 뒤인 2010년 3월 26일 현대엠코는 무상증자를 한 차례 더 단행하며 정 회장의 주식수는 501만2621주로 불어난다.
정 회장은 2004년 261억원으로 현대엠코 지분을 쥐었다. 2005년 현대엠코 유상증자에 참여해 추가로 들어간 돈(113억원)을 합친다 해도 최대 374억원이다. 결과적으로 374억원으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890만3270주)를 확보했다.
현대엠코가 배당을 실시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정 회장이 현대엠코에서 받은 배당금 추정액은 476억원, 2014년부터 2022년까지 현대엔지니어링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1050억원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IPO가 성사됐다면 공모가 상단 기준 4044억원의 구주매출과 2693억원 상당의 잔여주식을 안겨줬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 회장은 374억 종잣돈으로 8263억원 규모의 배당·현금·주식을 손에 쥔 셈이다. 수익률로 계산하면 2109%다. 정 회장의 임원 보수는 제외환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