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불씨 남긴 롯데건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 롯데건설 유동비율 118%, 전년 대비 16.2%↓...건전성 '주의보’ - 연내 갚아야 하는 돈 약 3조, 부채비율 급증 - 공사미수금 1조670억…전년比 34.4%↑, 그룹사 미수 2400억

2023-04-27     이재근 기자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유동성 위기가 건설업계를 덮치면서 롯데건설의 재무 건전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롯데건설은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당시 롯데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는 약 6조7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롯데건설은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차환발행이 막히자 유상증자 2000억원과 롯데케미칼(5000억), 롯데정밀화학(3000억), 우리홈쇼핑(1000억) 등 롯데그룹 관계사 3곳으로부터 1조원이 넘는 단기차입금을 수혈받아 급한 불을 껐다. 이어 올해 1월에는 메리츠증권 주간으로 부동산 PF 채권을 매각해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약화된 상황에서 언제든 유동성 위기를 다시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장기부채는  2조8823억원이다. 유동성장기부채는 올해 만기를 앞두고 있는 '유동성장기차입금과 유동성사채'인데 연내 갚아야 하는 채무가 3조원에 가깝다. 연결대상 종속회사를 제외하고 별도기준으로 분석해도 2조8774억원으로 수치는 크게 줄지 않는다. 다시말해 모두 롯데건설의 빚인 셈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단기차입금은 2조3643억원으로 전년(300억) 대비 급증했다. 같은 기간 유동성장기차입금은 1375억원, 유동성사채는 3805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각각 49.9%, 61.9% 증가했다.

롯데건설 유동비율 및 부채비율 추이.   그래픽=뉴스웨이브

롯데건설은 연말까지 금융권 및 계열사에서 빌린 돈(단기채무)을 1조원 아래로 떨어뜨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이를 위해 올 초 회사채(2500억)와 기업어음(1000억)을 발행했다.

롯데건설의 지난해 기준 공사미수금은 총 1조670억원이다. 전년(7940억원) 대비 34.4% 증가했다. 이 중 롯데케미칼과 부산롯데호텔 등 그룹사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 미수금은 2388억원으로 전체 공사미수금 중 22.4%에 달한다. 공사미수금이란 도급받은 공사의 완료 또는 약정 공정률을 이행했음에도 받지 못한 공사비를 뜻한다. 공사비를 받지 못한 건설사는 자체 돈으로 공사를 진행한다. 

공사미수금 급증은 롯데건설 유동비율에 악영향을 끼쳤다. 유동비율은 재무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다.

롯데건설 유동비율은 2021년 134%에서 지난해 118%로 16.2%p(포인트) 하락했다. 부채비율 역시 142.3%에서 264.8%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자본은 2276억원 늘어난 반면 부채가 3조5408억원 증가한 탓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행사에 대한 PF 지급보증과 정비사업 지급 보증 등으로 우발 채무 규모가 크게 늘면서 시평 10위 내 건설사도 자칫 휘청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며 “위기의 진원으로 지목됐던 건설사들이 정부 지원과 자체 유동성 확보 노력으로 안정을 되찾았지만 유동성은 여전히 남은 불씨다”라고 말했다.

27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 종합·전문건설사 중 총 945곳이 폐업신고를 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812건) 대비 16.3%나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