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IPO 재수생' 숨비...“피어그룹 선정은 난제”

- 두번째 도전, 키움증권 주관사, 기술특례상장 추진 - 피어그룹 선정 논리... 밸류에이션으로 이어질까 - 러시아-우크라 전쟁, 군사용 드론 재평가는 기회

2023-08-05     임백향 기자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지난해 상장 준비를 연기한 숨비가 다시 공모 절차를 밟는다. 기업공개(IPO) 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증시 입성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이번엔 상장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숨비는 2021년 7월 키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2년을 목표로 기술특례 IPO(기업공개)를 추진했다가 연기한 바 있다. 고금리 여파로 위축된 IPO 시장 속에선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게 회사 측 판단이었다. 이번에 일년 만에 다시 코스닥 입성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숨비는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최근 키움증권과 재 논의에 들어갔다. 2015년에 설립된 숨비는 드론 기업으로 조난자 수색·구조용, 군사용 드론과 같은 정찰·탐지드론과 지능형 비행제어 시스템(IFCCS) 등을 제공한다. 특히 저고도 기지 경계용 드론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확고한 지위에 올라있다.

숨비의 실적 확대는 드론 시장이 커진 덕분이다. 육·해·공군의 작전지역 정찰·탐지와 산악에서 조난자 수색·구조, 산불·홍수 등 재난지역 감시, 교량 등 산업시설 검사 등에 투입할 드론이 늘어났다. 특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드론의 군사적 활용이 더욱 부각됐다. 

숨비는 군사용 드론으로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핵심 고객사를 확보했다. 회사는 아덱스2021에서 파브(개인비행체·PAV) 실물 기체를 공개한 바 있는데 이에 따라 NLR(네덜란드 항공 우주 연구원), 보잉 등 각국의 군 관련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일감 수주 가능성도 열려 있다.

숨비는 다시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상장 예정법인의 의무사항인 지정 감사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10월을 전후해 기술성평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특례상장을 하려면 한국거래소에서 지정한 평가기관 2곳의 기술성평가에서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숨비는 2021년 12월 한국기업데이터에서 실시한 금융투자용 기술신용등급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TI-2’를 획득했다. TI-2 등급은 총 10개 등급 중 상위 두 번째에 속하는 등급이다. 지난 IPO 준비과정에서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전문평가기관의 기술평가와 등급을 충족한 만큼 이번에도 무난히 통과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진=숨비

숨비는 7월 말 기준 17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아이디벤처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어니스트벤처스, 중소기업은행, 디티앤인베스트먼트, 티인베스트먼트, 키움증권, IBK캐피탈 등이 투자했다. 올해 5월 시리즈C에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15억원) △대성창업투자-에이치지이니셔티브(Co-GP·15억원) △얼머스인베스트먼트(10억원) △SL인베스트먼트(10억원) △엠더블유컴퍼니-지투지프라이빗에쿼티(Co-GP·약 4억원) 등이 투자자로 합류해 54억원을 넣었다. 이로써 숨비는 누적투자유치액은 170억원이 됐다. 

이들은 각자 운용하는 펀드를 활용해 숨비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우선주(CPS) 신주를 매입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1만9000원, 총 발행주식수는 28만5891주다. 투자 조건으로는 향후 공모가나 합병가액에 따라 전환가액의 최대 70% 수준까지 리픽싱(전환가액 조정)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투자자들의 동반매각참여권(태그얼롱)도 포함됐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안고 이번엔 증시 입성이 가능할까. 일단 작년과 달리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다. 올 상반기 중소형 공모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침체됐던 IPO 시장이 다소 활기를 되찾았다. 긴축 종료 시그널도 포착되고 있어 앞으로 유동성이 더 몰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드론 회사의 상장 사례가 전무한 만큼 IPO 흥행 여부를 가늠하기 힘든 점은 부담이다. 특히 피어그룹(비교기업) 선정은 밸류에이션과 직결되는 만큼 숨비의 최대 고민거리다. 전통적으로 몸값이 높은 방산 산업에서 드론만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해야 하는 작업은 난제로 여겨진다. 

따라서 향후 발행사와 주관사가 제시하는 피어그룹 선정 논리가 IPO에서 만족스러운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수요예측에서 관망 분위기가 짙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