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효성의 이상한 배당, "어려워도 오너 챙기자"
- 조현준 회장 효성 지분 92% 주담대...‘주담대→지분확보→배당’ - 오너일가 장내매수...조현준 회장 자녀 25억, 송광자 씨 88억원 - 효성티앤씨 당기순이익 115억원, 배당총액 431억원...배당성향 372%)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효성그룹 오너일가의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 지분 매수가 꾸준한 가운데 일부 계열사는 실제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배당금으로 지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오너일가는 ㈜효성이 2019년 1월 1일 지주회사 전환에 앞서 2018년 단행한 인적분할에서 지분율을 크게 높였다. ㈜효성의 인적분할 후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이 설립되었는데,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은 신설 회사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늘렸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그룹 오너일가 및 특수 관계인은 올 3월 말 기준 그룹 지주회사인 ㈜효성의 지분 55.92%(113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말 30.27% 대비 25.65%가 늘었다. 지난 10년 간 집중적인 지분 지분매입이 이뤄진 결과다.
조 회장의 자녀들도 장내매수에 참여해 약 25억원 규모의 주식을 샀고, 다른 오너일가의 자녀들도 각 1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했다. 조 명예회장의 부인 송광자 씨도 약 88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있는 조 회장, 조 부회장은 각각 2344억원, 1252억원을 주식 매입에 쏟아부어 21.94%, 21.42%를 거머쥐었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보유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 등에서 차입하는 방식(주담대)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
2020년 3월 공시 기준 조 회장이 보유한 효성의 지분 중 92.6%, 조 부회장이 보유한 효성 지분 중 80.5%가 담보로 맡겨져 있다. 이후 관련 공시가 없는 것으로 보아 미상환 잔액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오너일가(차남 조현문 씨 제외)가 담보로 제공한 주식수는 957만주로 집계된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의 ‘주담대→지분확보→배당’ 방식으로 매년 막대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효성은 지주사 전환 이후 매년 1000억원 이상을 배당하고 있다. 특히 2018년 ㈜효성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순차입을 하면서까지 배당했다. 2018년 ㈜효성의 순유출은 1137억원이었다.
㈜효성의 최근 5년간의 누적 배당금은 5986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으로 번 돈이 3919억원임을 감안하면 실제 번 돈보다 약 2000억원 더 많은 돈을 배당으로 지출한 셈이다. 2019년부터는 실적이 개선되며 영업활동 현금흐름 범위 내에서 배당이 이뤄지고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1866억원, 2021년 1692억원이다.
지주사인 ㈜효성은 자회사들로부터 받은 배당금이 주 수익원이다. 재무제표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2022년을 제외하고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액이 다른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보다 적다. 이는 자회사에서 받은 배당금에 추가 수입까지 더해 주주에게 배당했다는 의미다.
나아가 조 회장의 경우 효성티앤씨와 효성투자개발에서도 이 같은 방식으로 배당금을 챙겼다.
조 회장은 효성티앤씨 지분 14.59%를 가지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1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배당총액은 당기순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431억원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이 무려 372.32%에 이른다.
조 회장이 지분 41%를 들고 있는 효성투자개발은 지난해 1102억원의 당기순이익 가운데 86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순이익이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배당금은 2배로 늘렸다.
순이익이 늘어도, 순이익이 줄어도 배당금을 늘리는 이상한 배당정책이다. 겉으로는 주주환원정책을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오너친화정책은 아닌지 의혹이 드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배당 정책에 오너 일가 입김이 작용해 조 회장 및 오너일가의 현금 확보 길을 터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