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롯데지주 자금줄..."롯데케미칼, 언제 숨통 트나"
- 재계 6위 자산 129조 롯데, 배당금 줄줄이 축소 - 차입금 의존비율 43.67%...빚 다 갚으려면 13년 - 롯데케미칼, 적자 지속…현금성 자산은 여유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롯데지주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상징처럼 여겨오던 재계 서열도 13년 만에 5위 밖으로 밀렸다.
롯데지주의 주요 수익원은 롯데케미칼·롯데쇼핑·롯데웰푸드·롯데칠성음료 등 계열사 배당금이다. 특히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 회사는 롯데지주의 배당금 수입에 지난해 86%, 올해 88%를 담당했다.
최근 롯데지주의 배당금 수입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1470억원에서 올해 1043억원로 줄어든 상황에서 계열사에 대한 자금 수혈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2021년 롯데자산개발이 2339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하지 신주 인수를 떠안았고, 2022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2106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시 1685억원을 부담했다.
올해는 지난 3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2125억원 규모의 증자에서 롯데지주가 1700억원을 책임졌다. 앞서 1월 롯데케미칼의 1조 2155억원 유상증자에는 약 3000억원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돈 나갈 일만 줄줄이 생기자 롯데지주는 자산매각과 외부차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9월 1일 롯데지주는 서울 양평동5가 21에 있는 준공업지 용도의 대지 2124평에 지하 3층, 지상 19층의 1만3793평 양평 사옥 건물을 롯데홈쇼핑에 총 2039억원에 팔았다. 대지기준 평당 9599만원, 연면적 기준 평당 1484만원으로 산출된다. 그동안 롯데홈쇼핑은 양평 사옥을 임차해 사용해왔다. 롯데홈쇼핑 사옥 매각으로 롯데지주가 쥐게 되는 현금만 1317억원가량이다.
IB(투자은행)관계자는 “이번 매각으로 롯데지주 입장에선 현금이 들어오면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라며 “롯데지주의 상반기 부채비율은 130% 수준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지주는 차입금은 더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지주의 총차입금은 4조원을 넘었다. 2020년말 58%에서 올해 6월말 현재 94%로 높아졌다. 전체 자산 중 차입금에 의존한 비율이 43.67%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수익을 창출해 차입금을 상환할 능력을 나타내는 순차입금/EBITDA 비율은 올해 6월말 기준 13.29배다. 영업에서 번 돈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투입하더라도 13년 이상 걸리는 셈이다.
롯데지주가 재무구조 악화를 벗어나려면 자산 및 배당 규모가 큰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경영실적이 개선돼야 한다.
롯데쇼핑의 경우 실적 부진으로 최근 몇 년간 배당금 지급 규모를 줄였지만 올해 상반기엔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는 설비투자와 배당을 하고도 현금을 남겼다.
롯데지주의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손실이 발생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24억원, 영업적자 7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29.6% 악화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정부가 봉쇄정책을 실시하면서 수출 물량이 줄어든 것이 요인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매출 역시 9조93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감소했다. 영업적자는 1032억원으로 34배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 규모는 342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주주에게 지급한 현금배당을 지난해 절반 이하로 줄였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은 배당을 예년 수준으로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1조2000억원대의 현금부족이 발생했다. 올 6월 말 기준총차입금은 8조7252억원이다. 이 중 단기성 차입금은 전체 차입금 대비 47%인 4조1717억원에 이른다. 종속기업이나 관계기업 지분취득과 설비 확충에 3조6000억원이 사용된 탓이다. 다만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4조5000억원가량으로 단기성 차입금 규모를 상회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즉각적인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