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DL이앤씨, 여성 사외이사 중도사임...“여성 할당제 리셋”

- 신수진 외대 교수 1년 6개월만에 중도사임 -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 ‘의무사항’ - 건설업 여직원 비율 평균 10% 남짓, DL이앤씨 14.5%

2023-09-19     황유건 기자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신수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가 지난 13일  DL이앤씨 사외이사에서 중도사임 했다.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지 1년 6개월여 만이다. 신 이사는 DL이앤씨 이사회에서 출석률은 100%를 기록하며 인사위원회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 업무를 맡아왔다.

신 이사가 사임하면서 DL이앤씨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 등 모두 남성만 남게  됐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선 결원에 대한 충원 시기를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여성 이사 선임은 내년 주주총회 전까지 미뤄질 전망이다.

신 이사는 ESG경영의 확산과 지난해부터 시행된 '여성 할당제'에 따라 영입된 인물이다. 

지난 2020년 도입, 계도기간 2년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본격 시행된 이 개정안은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소 1명의 여성을 등기이사로 선임해야 한다. 

DL이앤씨는 자산 규모 2조원을 넘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준수를 위해서는 여성 등기임원을 이사회에 두어야 한다. 

DL이앤씨 유튜브 갈무리.  사진=DL이앤씨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여성 등기임원을 두고 있는 업체는 8곳이다. 삼성물산은 개정안 도입 직후인 2020년 제니스 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첫 여성 등기임원을 맞았다. 

다만 이사회 여성은 대부분 외부 수혈이며 이마저도 1명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비상장사로 사외이사를 두지 않아도 되는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여성 등기임원이 없다. 

건설사가 여성 임원 볼모지인 이유는 업종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국내 건설업계의 여성 임직원 비율은 평균 10% 남짓이다. 법 규제에 따라 여성 등기임원 영입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는 만큼 외부 영입 보다는 내부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DL이앤씨가 발표한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여성 임직원 비율을 2030년까지 16%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DL이앤씨의 여직원 비율은 14.5%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모성 보호자 재택근무 도입 및 가족돌봄 휴직과 같은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된 효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