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효성 조현준 회장의 효성토요타 지분 전량 매각 이유는?

-작년말 갑자기 지분전량 20%를 지주사 효성에 매각. 22억 확보 -수백억 배당과 연봉으로도 모자라는 개인 급전 소요 때문인 듯 -그룹 자동차관련 회사들은 이제 3남 조현상 부회장이 거의 독차지

2024-01-08     이태희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보유 중이던 효성토요타 지분 20% 전량을 작년 말 그룹 지주사인 효성에 갑자기 매각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일 효성토요타의 대주주 지분변동 공시에 따르면 조 회장은 작년 12월 29일 효성토요타 지분 20%, 8만 주를 효성에 주당 27,700원, 모두 22.16억원에 전량 매각했다.

원래 효성토요타는 효성이 지분 40%로 최대주주이고, 조현준 회장 세 형제들인 조현준, 조현문, 조현상이 각각 20%씩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매각으로 조현준 지분은 0가 되고, 효성 지분율은 40%에서 60%로 높아진다. 나머지 두 동생 지분은 20%씩 그대로다.

효성토요타의 대주주 지분 변동 공시

효성 측은 이번 매각의 배경으로 "(효성의)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대 차원"이라고 언론에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설명은 어딘가 궁색해 보인다. 물론 조현문-조현상 두 형제 및 조석래 효성그룹 창업주와 지난 십여년 간 갖가지 분쟁을 벌여온 차남 조현문 지분이 효성토요타에 아직 20%가 남아 있긴 하다.

하지만 나머지 두 형제 지분 40%와 두 형제가 최대주주인 효성 지분 40%만 가지고도 효성의 효성토요타 지배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지배력이 설득력이 없다면 조 회장이 개인적으로 급전이 필요해서 매각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현준-조현상 두 형제는 지주사 효성의 최대주주일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그룹 계열사들에도 골고루 지분을 갖고 있기로 유명하다. 이 계열사들이 매년 주는 배당금과 연봉 등을 합쳐 조 회장만 매년 500억원 이상을 받아가고 있다.

물론 삼성 이재용 회장 등에 비하면 배당액수가 작지만 효성과 비슷한 규모의 기입총수들이 받는 배당과 연봉에 비하면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배당과 연봉만 매년 꼬박꼬박 챙겨도 상당액인 조 회장이 갑자기 22억원이 필요해 삼 형제가 똑같이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의 자기 지분 전량까지 매각처분하는 것을 보면 긴급한 개인적 자금수요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조 회장 지분을 외부가 아니라 지주사 효성이 사준 것도 부당내부거래 혐의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도 보도하고 있다. 시세보다 비싸게 효성이 사주었다면 부당내부거래가 될 수 있다. 비싸게 사주었는지 여부는 공정위 등 관계당국만이 조사, 판단할 수 있다.

2009년 설립된 효성토요타는 한국토요타자동차와 자동차딜러 계약을 맺고 토요타 자동차를 대신 팔고, 정비해주는 업체다. 2022년 말 자산 214억원, 이익잉여금 76억원에 22년 매출은 278억원이었다. 올 1~9월 당기순이익은 15.86억원 정도다.

크게 이익을 못내 그런지, 최근 몇 년간 주주배당은 없었다. 효성이나 효성 오너일가가 보유중인 다른 수입자동차 판매회사들에 비해 매출이나 수익성이 크게 뛰어난 편은 아니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의 주주 구성(2022년 말 기준)

한편 효성그룹의 계열사 중에는 지주회사인 효성은 물론 효성의 자회사나 손자회사들과 지분관계가 없는 회사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신동진,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동륭실업 등이다. 바로 효성 오너 일가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들이다.

지분율로 보면 맏형 조현준 회장이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를, 차남 조현문이 동륭실업을, 3남 조현상 부회장이 신동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모두 부동산임대업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이중 조현문 전 부사장 소유인 동륭실업은 지난 2020년 서울 효제동 부지를 2,073억원대에 매각하고 영업 일체를 SPC(특수목적법인)인 효제PFV에 넘겼다. 아직 법인은 존재하고 있어 청산 준비중인 것으로 보인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소재 청담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웰링턴컨트리클럽, 갤럭시아엠 등 계열사가 입주해 있고 이들로부터 22년 기준 약 28억원의 임대수입을 올렸다. 이 회사 50억원 매출의 절반이 넘는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또 갤럭시아에스엠(상장), 갤럭시아머니트리(상장),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비상장) 등의 지분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이들 모두 조현준 회장 개인 회사들이라고 볼 수 있다.

신동진의 22년 말 주주 구성

조현상 부회장의 개인 회사로 볼 수 있는 신동진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방배동에 각각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역시 효성의 계열사들이 입주해 임대료를 내고 있다. 2022년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임대수입이 22년 기준 92억원에 달한다. 22년 기준 개별재무제표 상 매출 201억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신동진 역시 산하에 자회사 여럿을 둔 지주회사 성격도 띠고 있다. 더프리미엄효성(호남지역 한국토요타자동차 공식 딜러), 효성프리미어모터스(재규어, 랜드로버 공식 딜러), 아승오토모티브그룹(자동차 튜닝회사)이 대표적이고,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최대주주(22.41%)인 갤럭시아에스엠의 지분 6.30%도 소유하고 있다.

조현상 부회장은 에이에스씨(ASC)라는 개인회사(지분율 100%)도 갖고 있다. 일종의 지주회사로, 더클래스효성(메르세데스 벤츠 공식 딜러), 신성자동차(호남지역 메르세데스 벤츠 공식 딜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효성그룹의 중요한 사업부문 중 하나가 수입자동차 사업인데, 효성의 자회사인 에프엠케이(페라리, 마세라티)와 효성토요타 외에는 모두 조현상 부회장이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조현상 부회장은 22년 4월 2차전지 원료인 황산니켈 제조사업을 하는 중소기업 우전지앤에프의 구주와 신주를 327억원에 인수(지분율 60.76%)해 더클래스효성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자동차 딜러 사업 외에 2차전지 소재사업을 신사업으로 확장 시도하고 있다.

 

효성그룹 조현상 부회장

효성토요타와 에프엠케이를 제외한 수입차 관련 계열사들이 조현상 부회장 개인소유가 된 것은 대체로 2015~2016년의 일이다.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형제의 난을 일으킨 2013년이후 승계 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수입차 부문이 조현상 부회장에게로 귀속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현상 부회장의 신동진은 2016년말 순자산 697억원(연결 기준)에서 2022년말 1,664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고, 에이에스씨 역시 2016년말 120억원(개별기준)에 불과했던 순자산이 22년말 2,639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번에 조현준 회장이 효성토요타 지분 전량 마저 매각함으로써 조 회장의 수입차 관련성은 더욱 적어지게 되었다. 언젠가 조현준-조현상 두 형제가 그룹을 나눌 때 등에 대비한 포석으로도 읽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