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해외부동산 부실' 쓰나미 시작됐다...미래에셋 해외법인 상당수 작년 4분기 '적자'

작년 실적보고서서 드러나. 홍콩-런던-미국법인들 작년 4분기에만 653억 적자. 작년 연간도 137억 적자 전환 해외 상업용부동산 부실 확대 때문인듯. 미래에셋증권의 작년 4분기 각종 평가손실만 3707억 달해. 충당금 적립과 손상차손 급증하며 작년 4분기 회사전체 1612억 당기순손실 기록, 충격

2024-02-14     이태희 기자
미래에셋증권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과다한 국내 부동산PF 우발채무와 해외 투자부동산 부실화 등 때문에 상당수 국내 증권사들의 작년 영업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증권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부터가 작년 4분기에 1612억원(연결기준)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당기순손실)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2023년 잠정영업실적 공시

이 대규모 적자전환의 원인은 미국과 유럽, 홍콩 등지에 투자해놓은 오피스빌딩 등 부동산에서 생긴 대규모 평가손실과 손상차손, 이에따른 충당금 적립 및 해외법인들의 잇따른 적자전환 때문인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14일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내놓은 23년 잠정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이 회사의 연결기준 매출은 20조9531억원으로 전년대비 9.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8.8% 줄어든 5110억원, 당기순익은 57.8% 감소한 2980억원에 각각 그쳤다.

특히 작년 4분기(10~12월) 당기순익은 1612억원 순손실을 기록, 적자에 빠졌다. 미래에셋증권의 당기순익은 작년 1분기 2382억원, 2분기 1409억원, 3분기 769억원으로, 하반기로 올수록 점점 줄어들다가 작년 4분기에는 드디어 대규모 적자에 빠진 것이다.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1003억원 적자였지만 영업외수익도 65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실적보고서는 위탁매매수수료, 금융상품판매수수료, 운용손익 등은 견조한 흑자 흐름을 지속했지만 가파른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기업금융수수료와 이자손익에서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앞서 상당수 증권사들은 미국과 유럽, 홍콩 등지의 오피스빌딩 공실률 증가 등으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이 가속화되면서 특히 해외부동산 투자에 과감하게 앞장서 온 미래에셋증권부터가 작년 4분기 적자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의 실적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외부동산 투자에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금융자산 평가손실과 손상차손, 이에따른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기타자산 손상차손

미래에셋증권의 유가증권 평가손실은 작년 4분기에 2523억원(연결기준)에 달해 작년 1분기의 1098억원, 2분기 1860억원, 3분기 1409억원 등에 비해 확연히 많이 늘어났다. 대출채권 평가손실도 작년 1분기에서 3분기까지 각각 280만원, 70억원, 24억원에 각각 그쳤던 것이 작년 4분기에는 1184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빌려주거나 투자한 돈의 회수가 사실상 어려울때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대손충당금 규모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아직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작년 분기별이나 연간전체 대손충당금 전입 규모를 가급적 숨기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회계장부 곳곳에서 마지못해(?) 드러나는 편린들을 통해 대충 전모를 짐작할 수는 있다.

빌려준 대출금을 뜻하는 대출채권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작년 말 1309억원으로 공시되고 있다. 작년 1분기말 1039억원, 2분기말 1056억원, 3분기말 912억원 등으로 연말로 갈수록 전체 충당금 규모가 크게 늘고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작년 1분기 467억원, 2분기 602억원, 3분기 740억원이었던 기타자산 대손충당금도 4분기에는 1309억원으로 급증했다. 기타자산은 미수금, 미수수익 등의 자산들을 말한다.

대출금이 사실상 떼여 장부상 대손으로 처리해버리는 상각후원가측정 대출채권 대손상각비도 작년 1분기 27억원, 2분기 210억원, 3분기 -138억원(환입)에 각각 그쳤던 것이 4분기에는 428억원으로 급증했다.

기타영업비용 중 대손상각비도 작년 1분기 4억원, 2분기 144억원, 3분기 139억원에서 4분기에는 196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투자부동산 손상차손은 작년 1분기 364억원, 2분기 476억원, 3분기 515억원에 이어 4분기에도 440억원을 기록했다. 손상차손은 자산의 회수가능금액이 장부가에 현저하게 못미칠 때 그 차액을 미리 비용 또는 장부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부동산의 경우 부동산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질 때 미리 장부상 손실로 잡아 두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종속자회사들의 보유 유가증권 손상차손도 작년 1분기 857억원, 2분기 627억원, 3분기 1181억원에 이어 4분기에도 584억원에 달했다.

언젠가 회사가 지불해야 될 지급의무에 대비하기위해 쌓아두는 충당부채도 작년 4분기에 급증했다. 작년 1분기 3.5억원, 2분기 28억원, 3분기 -1억원(환입)에 각각 그쳤던 충당부채 전입액은 작년 4분기에 496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따라 작년 1분기 283억원, 2분기 271억원, 3분기 223억원에 각각 그쳤던 충당부채 잔액은 작년말 723억원으로 급증했다. 투자자들과의 소송이나 기타 회사가 물어주어야할 각종 자금수요 등에 미리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들의 23년 영업실적

해외 오피스빌딩 등은 국내 본사에서 직접 투자하는 수도 있지만 해외법인들이 담당하는 경우도 많다.

전세계 12개에 달하는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들도 법인 보유 일부 투자자산의 평가손실 인식 때문에 작년 4분기에 대부분 적자에 빠졌다. 특히 홍콩-런던-미국 법인들은 작년 4분기에만 65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이들 3개 법인들의 작년 전체 세전 순손익은 137억원 적자로, 22년의 695억원 흑자에 비해 흑자규모가 크게 줄면서 적자전환했다.

브라질-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법인들 역시 작년 4분기 세전 순손익이 8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연간 세전 순손익은 557억원 흑자로, 22년 756억원 흑자에 비해 흑자규모가 다소 줄었다.

12개 해외법인들의 전체 투자자산 규모도 22년 말 7.8조원에서 작년 말에는 7.5조원으로, 1년 사이에 3천억원 가량 줄었다. 22년 말 4.2조원에 달했던 해외법인들의 전체 채무보증도 작년말에는 0로 크게 줄었다. 계속 악화되는 해외 상업용부동산 상황에 대비해 미리 자산운용 규모를 줄이거나 보증채무를 해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의 주요 지분투자 자산들 중 오피스빌딩으로는 2006년 투자한 중국 상하이 푸동 오피스타워, 미국 워싱턴DC 1801K 스트리트빌딩(2014년), 미국 노보 노르디스크 노스아메리카HQ(2016년), 독일 뒤셀도르프 보다폰본사빌딩, 경기도 판교 알파돔시티, 미국 애틀란타 스테이트팜 동부본사, 경기도 과천 오피스(이상 2017년), 일본 도쿄 아오야마 빌딩, 프랑스 마중가타워, 서울 스테이트 남산 오피스타워(이상 2019년) 등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투자한 파리 라데팡스지구 마중가타워 전경

이중 마중가타워를 비롯한 유럽과 미국, 홍콩 등지의 오피스빌딩들이 작년부터 공실률 증가, 자산가치 하락 등에 따른 부실화로 문제가 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금융회사들 중 해외 호텔 투자에도 가장 먼저 나서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 호텔(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호텔(2015년), 미국 하와이 와이키키 하얏트 리젠시 호텔앤 스파(2016년), 미국 페어몬트 오키드 하와이 호텔(2018년) 등을 투자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이 미국과 해외 주요 금융회사들에 타격을 주고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등 해외 부동산투자가 많은 국내 금융회사들도 올해 내내 마음을 졸여야 할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