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 카카오게임즈, 실적악화속 작년 4천억 넘는 손상차손까지
한기평 보고서 따르면 라이온하트와 오딘 관련 작년 4분기 손상차손만 각각 1천억, 3천억원 달해. 게임경쟁력 약화 반영한듯 때문에 소폭 영업이익 달성에도 당기순손실 3300억 육박. 대규모 적자전환. 작년매출도 10%이상 감소 넥슨, 넷마블 등도 작년말 각각 4천억, 2천억 손상차손 인식. 영업확장 위해 무리하게 국내외 게임업체 인수 후유증 추정 작년 영업실적은 넥슨과 크래프톤만 좋았고, 나머지 대부분은 계속 고전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작년 4분기(10~12월)에만 4천억원이 넘는 대규모 손상차손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연결기준으로 7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음에도 당기순이익은 3296억원 적자(순손실)로, 대규모 적자 전환했다.
손상차손은 관련 산업경기 전망이나 기업경쟁력 약화 등으로 자산의 회수 가능금액이 장부가치보다 현저하게 떨어질 때 그 차액 만큼을 미리 장부상 비용 또는 손실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영업외비용이 증가해 당기순익을 까먹게 된다.
보통 기업 경쟁력이 현저하게 약화되거나 시장 전망이나 평가 등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게 기업을 인수 또는 무리한 투자 등을 했을 때 미리 손실 방어 등을 위해 자주 사용하는 회계처리 기법이다.
7일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에 카카오게임즈가 인식한 손상차손은 라이온하트 영업권 손상차손 약 1천억원과 오딘 IP 관련 PPA(기업인수가격 배분) 손상 약 3천억원 등이다.
2018년 설립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게임 개발 자회사다. 이 회사가 2021년 선보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서비스 3년 차인데도 여전히 국내 매출 톱5에 이름을 올리는 장수 흥행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11월 라이온하트 지분 30.37%를 4500억원에 인수했다. 그 전에도 보유하고 있던 지분 21.58%를 포함해 과반이 넘는 지분을 확보, 라이온하트는 카카오게임즈의 종속 자회사가 되었다. 카카오게임즈는 한때 라이온하트를 상장시키려다 ‘쪼개기 상장’ 등의 비판이 잇따르고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폭락하자 일단 보류한 적도 있다.
이번 손상차손 인식은 게임업계의 경쟁 과열로 라이온하트와 오딘 등의 시장가치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보고 미리 장부 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한기평 자료와 최근 이 회사의 23년 잠정영업실적 발표 등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2023년 기준 모바일게임이 65%, PC게임이 5%, 기타 부문이 30%씩의 매출 비중을 보이고 있다. PC, 모바일 등 플랫폼 전반에 걸쳐 매출이 축소된 가운데 23년 연결 매출액은 1조242억원으로, 22년 1조1477억원에 비해 10.8%나 감소했다.
이같은 매출 감소폭은 주요 국내 게임업체들 중 엔씨소프트(-30.8%) 다음으로 큰 것이다. 한기평은 카카오게임즈의 매출 감소에 대해 ‘에버소울’ ‘아키에이지 워’ 등의 신작 게임 출시에도 불구하고 기존 게임들의 하향세가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사업 부문 또한 스크린골프의 외형 정체 및 경기둔화 영향 등으로 전년대비 실적이 역성장했다.
이 회사의 수익성도 작년에 크게 악화되었다. 자회사 신규 편입에 따른 인력 증가 및 인건비 확대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모바일 퍼블리싱 중심의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용 확대 등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22년 1758억원에서 23년 745억원으로, 57%나 감소했다.
여기에다 앞에서 언급한 대규모 손상차손 등 4분기 영업외비용 증가로, 당기순이익은 22년 1961억원 적자에 이어 23년 3296억 적자로, 적자폭이 더 확대되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카카오게임즈는 5202억원의 대규모 흑자를 내던 기업이다.
영업이익률도 20년 13.4%, 21년 11.1%, 22년 15.3% 등 10%를 훨씬 넘던 것이 작년에는 7.3%로 크게 떨어졌다.
영업 확장 등을 위해 무리하게 국내외 게임업체를 인수했다가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 전체 순익을 까먹는 사례는 작년에 다른 국내 게임업체들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작년 영업실적이 가장 좋았던 넥슨도 미국 게임 제작사 AGBO 스튜디오 투자지분 손상차손 444억엔(3950억원 안팎) 때문에 당기순익이 22년 9999억원에서 23년 7062억원으로 감소했다.
넥슨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4조2337억원으로, 전년대비 19.7%나 늘었다. 매출 증가율은 주요 게임업체들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22년 1조369억원에서 23년 1조3475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2년 29.3%에서 23년 31.8%로 30%선을 다시 넘었다. 그런데도 손상차손 등 때문에 당기순익만은 약간 감소한 것이다.
넷마블도 작년 4분기에 스핀엑스 PPA 관련, 2천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스핀엑스는 2021년 넷마블이 2조5천억원에 인수한 글로벌 소셜카지노 게임사다. 넷마블은 당시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하나은행 등으로부터 약 1조6천억원에 이르는 인수금융도 동원한 바 있다.
고금리 지속으로 지금도 인수금융 이자 부담과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거기에다 대규모 손상차손까지 또 입은 것이다.
넷마블은 인수 후 인수금융 부담을 덜기 위해 보유 중이던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 지분을 약 1조2820억원에 매각했고, 추가로 작년 11월에는 하이브 지분 250만주도 5235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여기서 마련된 자금으로 차입금을 많이 상환, 부채비율은 많이 개선되고 인수금융 부담도 완화되었다.하지만 게임 영업실적은 여전히 부진해 최근 한기평과 한국신용평가는 넷마블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넷마블의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6.4% 줄었다. 하지만 작년 적자폭은 많이 줄었다. 연결기준 영업적자는 22년 1087억원에서 23년 696억원, 당기순손실은 같은 기간 8864억원에서 3133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한기평은 넷마블의 작년 매출 감소에 대해 “스핀엑스의 소셜카지노 게임(캐시 프랜지, 잭팟월드, 랏차슬롯) 실적 성장세 둔화와 ‘신의 탑’‘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일부 신작 흥행에도 불구한 기존 게임들의 빠른 진부화 및 신작 출시 지연 영향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넥슨과 함께 유이하게 작년 실적이 괜챦았던 크래프톤도 작년 4분기에 무형자산 손상차손으로 추정되는 영업외비용 3천억원을 인식했다. 이런 영향 등으로 작년 4분기에 132억원의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한기평은 밝혔다.
그러나 우수한 이익 창출력에 힘입어 작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5941억원으로 전년대비 19% 증가했다. 매출도 3.1%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22년 7516억원에서 23년 7680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22년부터 40%를 넘은 크래프톤의 영업이익률은 작년에도 40.2%를 유지했다.
나머지 대부분 게임업체들은 작년 실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게임 빅3중 하나인 엔씨소프트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1조7798억원에 그쳐 22년 2조5718억원에 비해 30.8%나 줄었다. 모바일 MMORPG 경쟁 심화 및 빠른 진부화 등에 따른 리니지 시리즈 부진, 상반기 신작 부재 및 하반기 출시 지연 등의 영향이라고 한기평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모바일게임 부진에 대응, 마케팅비용을 전년보다 55%나 줄이는 등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 노력을 작년에 벌였다. 하지만 큰 폭의 외형 축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22년 5590억원에서 23년 1373억원, 같은 기간 당기순익은 4360억원에서 2139억원으로, 모두 크게 줄어들었다.
컴투스도 작년 매출은 7.6%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22년 167억원에서 23년 393억원으로 적자폭이 더 확대되었다. 펄어비스도 매출이 13.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164억 적자)했다. 더블유게임즈 매출도 작년에 5.7%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