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폭탄 터질라"...美·유럽 오피스 투자비중 높은 증권사, 어디?
한국신용평가 보고서 밝혀. 23년 말 한화증권의 이 비중 15%선 육박. 다음은 하나-메리츠-SK증권 순 2025년 이후 만기도래 미국-유럽 오피스투자 비중 높은 증권사는 대신-현대차-메리츠-NH-하나 증권 순 국내 26개 증권사들의 미국및 유럽오피스 투자액 4.4조원 중 대출만기가 임박하거나 공실률 상승 등 펀더멘털이 저하된 오피스 순으로 추가손실 가능성 높다고 한신평 판단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투자 자산들 중 특히 미국과 유럽 오피스빌딩 투자에서 많은 부실이 생기고 있는 가운데, 자기자본 대비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유럽 오피스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한화-하나-메리츠-SK증권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 대비 2025년 이후 만기 도래 미국-유럽 오피스투자 비중이 큰 증권사는 대신-현대차-메리츠-NH-하나증권 순이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최근 내놓은 ‘증권사 해외 부동산금융 손실인식 수준 및 잠재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작년 말 기준 한신평이 신용평가를 하는 26개 증권사의 해외부동산투자 잔액 11.7조원 중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자산은 미국과 유럽 오피스투자 4,4조원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4.4조원 중에서도 대출만기가 임박하거나 공실률 상승 등 펀더멘털이 저하된 오피스 순으로 추가손실 가능성이 높다고 한신평은 판단했다.
한신평은 미국-유럽 오피스 익스포져만 고려하면 증권업권 합산기준 자기자본 대비 6% 수준으로, 자본력과 경상영업이익 내에서 손실흡수가 가능할 전망이지만 충당금 설정 전 영업이익 대비 미국-유럽 오피스 비중은 56% 수준으로, 올해도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부담이 증권사들의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신평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유럽 오피스투자 액수를 증권사별로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각 증권사별 자기자본 대비 미국-유럽오피스투자 비중(%)을 그래프로 대충 표시했다.
작년 말 기준 이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으로, 15%선에 육박했다. 하나증권은 10% 선에 근접했으며, 메리츠증권은 5%선을 넘어 보였다. 현대차증권과 SK증권도 5%선에 육박했다.
자기자본 대비 2025년 이후 만기도래 미국-유럽 오피스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대신증권의 경우 이 비중이 15%를 넘어 보였으며, 현대차증권은 10%선에 근접했다. 메리츠-하나-NH-DB증권 등은 3~5% 사이였다.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미국 오피스 투자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하나-현대차-대신-신한-NH증권 순이었으며, 유럽 오피스투자 비중이 높은 곳은 한화-대신-현대차-하나-NH증권 순으로 보였다.
작년 말 기준 26개 국내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투자잔액 11.7조원 중 부동산펀드 투자액은 7.1조원으로, 투자비중이 60%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채무보증 3.5조원, 대출 및 사모사채 1.2조원 순이다. 직접 자본투입이 이루어지지 않는 채무보증에 집중된 국내 부동산금융 투자와 다른 양상이다.
한신평은 26개 증권사들의 2023년 해외 부동산투자 손실인식액은 약 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면서 지금까지 해외 부동산 투자손실은 오피스 펀드, 만기 3년 이래 도래 자산 위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유럽지역 투자금액 대비 누적 평가손실률은 30% 내외이며, 미국이 -27%, 유럽이 -33%로 유럽 쪽이 약간 더 크다고 밝혔다.
투자형태 별로 검토할 경우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주기적인 평가를 통해 평가손실을 인식했지만 채무보증이나 대출채권 형태 투자의 경우 건전성 분류 및 충당금 인식 수준이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펀드가 아닌 대출로 따져 미국과 유럽 대출 관행을 고려한다면 대출금 만기 시 리스크는 미국 오피스 대출이 유럽 대출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의 경우 자산 재평가가 엄격한 편으로 정기적으로 감정평가를 실시, 자산가치 하락을 인식하고 배당금 유보 및 추가 자금 납입 등 상응하는 조치를 해온 반면, 미국은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는 대주단의 특별한 조치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최근 무디스 리포트에 따르면 2023년 4분기부터 미국 오피스 CMBS 리파이낸싱(재구조화/만기연장) 비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고 한신평은 밝혔다. 2023년 전체 미국 오피스 CMBS의 재구조화/만기연장 비율은 29.4%였으나 분기별로 보았을 때 2023년 4분기 이후 10% 미만 수준으로 하락했다.
2024년의 표본이 3개월에 불과해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예전에는 대부분 재구조화/만기연장을 해주려는 기관들이 많았다면, 2023년 4분기 이후에는 미국 내 상업용 오피스 시장에 대한 익스포져를 축소하고, 부실자산을 선별 정리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신평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