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코오롱글로벌, 적자적환에 차입금은 1년반새 3.1배 '껑충'

-올 상반기 매출, 전년동기비 15% 증가...2분기 영업적자 전환 -상반기 당기순손익도 417억원 적자전환...공사원가와 금융비용 급증 탓 -미청구공사, 미수금 등 급증...돈줄 마르며 장단기차입금 급증 -장단기차입금 22년말 4307억원에서 지난 6월말 1.35조원으로 급등

2024-08-19     이태희 기자
코오롱글로벌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많은 건설사들이 계속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코오롱그룹 최대 계열사이자 주력이 건설업인 코오롱글로벌도 올 상반기 적자에 빠지고 재무구조도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자재값 등 공사원가가 계속 오르고 지방 분양 실적 등이 신통치 않아 현금흐름이 악화하는 반면 부동산PF 미착공 현장 대응 등 당장에 투입해야 할 돈은 많아 장단기 차입금을 올들어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코오롱글로벌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498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조3021억원에 비해 15%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129억원 흑자에서 올 2분기 3.6억 적자로 적자 전환했다.

올 상반기 영업흑자도 5.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264억원 흑자에 비해 흑자폭이 크게 줄었다.

금융비용과 기타영업외비용 급증 등으로 올 상반기 당기순손익은 417억원 적자로, 작년 상반기 293억원 흑자에서 적자 반전했다. 차입금 급증으로 금융비용은 작년 상반기 198억원에서 올 상반기 49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코오롱글로벌 연결 손익계산서

2022년에만 해도 6.4%였던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0.47%, 올 상반기 0.03%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매출이 꽤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이 크게 줄거나 적자로 빠진 것은 건자재값과 인건비 등이 계속 오르면서 공사비 등 원가가 급등한 것이 우선적인 원인이다.

매출 중 매출원가의 비중을 뜻하는 매출원가율을 보면 작년 상반기 91.6%에서 올 1분기 92.9%, 올 상반기 93.8%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매출 중 85% 정도는 건설부문이고, 나머지는 무역과 수입자동차 판매, 스포츠센터 운영수입 등이다.

건설계약 매출과 매출원가로만 따지면 매출원가율은 작년 상반기 92.7%, 올 1분기 94.2%, 올 상반기 95.5%(연결기준)다. 건설부문의 원가율이 더 높고 상승폭도 더 가파르다.

공사원가가 이처럼 급등하자 올 상반기 코오롱글로벌의 건설사업부문은 57억원 영업적자로 적자 전환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175억원 영업흑자였다.

작년 상반기 39억원 흑자였던 무역부문은 올 상반기에도 47억원 영업흑자를 유지했다.

코오롱글로벌의 건설사업부문 영업실적

여기에다 각종 공사비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해 돈 흐름도 크게 막히고 있다. 공사진행 정도 만큼 받아야 할 공사비를 아직 제대로 청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뜻하는 미청구공사나 공사미수금, 매출채권 등의 수치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6월말 연결기준 미청구공사는 3726억원으로, 작년 말 3055억원에 비해 반년 만에 671억원(22%)이나 늘어났다. 2022년 말 이 수치는 2481억원에 불과했다. 연결 자산 대비 11.3%로, 위험선(25%)보다는 아직 많이 낮으나 가파른 상승폭이 우려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공사미수금이나 미청구공사는 국내주택 부문에서 140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미청구공사 잔액이 특히 많은 이 회사의 공사현장들은 김해 율하 지역주택조합 신축공사(271억원), 대전 선화동2 주상복합(253억원), 대전 선화동 주상복합(235억원), 안양 융창아파트주변 주택재개발정비사업(214억원) 등이다.

코오롱글로벌의 미청구공사 등

매출은 일으켰지만 아직 돈이 입급되지 않고 있는 단기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잔액도 2022년 말 3930억원에 불과했던 것이 작년 말에는 6493억원, 지난 6월 말 9014억원으로 계속 커지고 있다. 같은 기간 장기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도 3930억원, 6490억원, 9014억원 등으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도 630억원, 1211억원, 1285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세다. 미청구공사, 공사미수금, 매출채권, 재고 등이 계속 늘어나면 꼭 써야할 현금이 부족해질 수 밖에 없다.

영업활동을 통해 회사에 들어오는 현금(영업활동현금흐름)은 작년 상반기 이미 -1881억원에 달했고, 올 상반기에도 -1591억원에 달했다. 회사에 들어오는 현금보다 나가는 현금이 계속 더 많았다는 얘기다.

투자활동을 통해 들어오거나 나가는 현금(투자활동현금흐름)도 올 상반기에는 -2452억원으로 나가는 돈이 훨씬 많았다.

투자활동으로 나가는 돈까지 더 급증한 것은 코오롱글로벌이 시공을 맡은 부동산PF 관련 시행업체(케이지선화제일차)의 후순위사채를 올 상반기에 1726억원이나 사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코오롱글로벌의 연결 현금흐름표

부동산 PF 시행사의 돈줄이 마르자 당초의 신용보강 약속대로 시공업체인 코오롱글로벌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 요즘 한창 문제가 되고있는 부동산PF 현장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다른 채권자들보다 원금 회수 순서가 한참 밀리는 후순위채라, 계획된 일정에 따른 자금 회수 실패, 프로젝트 중단 등이 발생할 경우 코오롱글로벌의 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

이렇게 이러저리 현금이 마르는데다 부동산PF 미착공 현장 위험 대응 등 시급한 현금도 필요하다 보니 코오롱글로벌로선 각종 차입을 우선 늘릴 수 밖에 없다.

이 회사의 단기차입금 및 회사채 발행잔액(연결)은 2022년 말 2344억원에서 지난해 말 3509억원, 지난 6월말 3972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세다. 단기차입금과 회사채 금리는 최고 8%대까지 치솟았다.

장기차입금 및 장기회사채 발행잔액은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같은 기간 1963억원에서 4658억원, 9585억원 등으로 작년에 2배 이상 급증한데 이어 올들어 반년 동안에도 2배 이상 늘었다.

이 때문에 이 회사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작년 말 364%(별도 333%)에서 지난 6월 말 551%(별도 504%)로 반년 사이에 무려 187%포인트나 치솟았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비율도 101%에서 197%로 급등했다. 올들어 특히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하는 양상이다.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 등

부동산 PF관련 우발부채는 다행히 올들어 조금씩 줄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PF관련 신용보강액은 모두 1조6369억원으로, 작년 말 1조8166억원에 비해 1797억원 줄었다.

신용보강은 연대보증, 자금보충, 책임준공 미이행시 조건부 채무인수나 손해배상 등을 말한다. 부동산PF 사업이 잘 안될 경우 코오롱글로벌이 대신 책임을 져야 할 건들이다.

그러나 우발부채가 줄더라도 고금리와 지방분양경기 침체, 공사비 증가현상 등이 지속되는 한 단기간에 현저한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다른 많은 국내 건설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19위 정도인 건설업체다. 지난 6월말 현재 공사도급 잔액은 11.65조원에 달한다. 작년 말 이 금액은 10.96조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