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디에이피, 자본잠식·법차손 겹악재…LCC 투자 후폭풍에 관리종목 리스크↑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디에이피가 자본잠식과 대규모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여파로 관리종목 리스크가 높아졌다.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한 결과다. 시장에선 본업인 인쇄회로기판(PCB) 사업보다 저비용항공사(LCC) 투자 부담이 재무를 짓누른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에이피는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발생했다. 코스닥 상장사는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하는데 디에이피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54%를 기록했다. 법차손 요건도 충족했다. 최근 3개 사업연도 가운데 2개 사업연도에서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분류되는데 디에이피는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이 기준을 웃돌았다. 지난해 법차손 비율은 304%에 달했다. 올해도 50%를 초과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표면적인 외형 성장만 놓고 보면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4035억원에서 2024년 4888억원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5432억원으로 증가했다. 2023년 대비 2024년 증가율은 약 21.1%다. 2024년 대비 2025년 증가율도 약 11.1%다. 매출만 보면 몸집은 꾸준히 불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영업손실은 2023년 131억원에서 2024년 304억원으로 커졌고 2025년에는 578억원까지 확대됐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마이너스(-)3.2%에서 -6.2%, 다시 -10.6%로 후퇴했다. 순손실 역시 2023년 125억원, 2024년 433억원, 2025년 648억원으로 불어났다. 순이익률도 –3.1%, -8.9%, -11.9%로 악화했다. 매출이 늘수록 손실도 함께 불어난 셈이다.
법차손 흐름은 더 뚜렷하다. 2023년 87억원이던 법차손은 2024년 427억원, 2025년 642억원으로 급증했다. 법차손은 세금 반영 전 계속사업 기준 손익이어서 일회성 요인을 걷어내고도 기본 수익구조가 흔들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읽힌다. 디에이피의 경우 본업과 투자사업을 통틀어 이익 창출력이 크게 약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재무안정성도 급격히 무너졌다. 자본총계는 2023년 969억원에서 2024년 453억원으로 줄었고 2025년에는 -208억원으로 돌아섰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접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2317억원에서 3171억원, 다시 5762억원으로 급증했다. 자산 대비 부채 비중도 70.5%에서 87.5%, 103.7%로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부채가 자산을 넘어섰다. 자산총계가 2023년 3287억원에서 2025년 5554억원으로 늘었지만 재무 체력이 좋아졌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자산 확대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다.
시장은 이런 재무 악화의 배경으로 대명화학 계열 편입 이후 이어진 공격적 투자 전략을 꼽는다. 대명화학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디에이피 주식을 매입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PCB 제조사인 디에이피는 본업과 거리가 먼 저비용항공사(LCC) 투자에 나섰다.
디에이피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총 300억원을 들여 에어로케이항공 지주사인 에어로케이홀딩스 지분 64%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 에어로케이항공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2022년 기준 영업손실은 151억원에 달했다. 항공사업법상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면허 취소가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디에이피의 자금 수혈이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130억원을 추가로 지원했고 지분율은 80.75%까지 높아졌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지난해 12월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난 상황이지만, 디에이피는 '관리종목' 리스크에 내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