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이들 70명 노숙인이 지난 8개월('11. 4월~11월)동안 4억 6천만 원을 벌어서 그 중 절반 이상인 2억 6천만 원을 저축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2일 밝혔다.
올해 네 돌을 맞은 ‘2011 서울시 노숙인 저축왕 선발사업’은 보호시설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근로 소득 중 저축비율이 높은 사람들을 선발해 시상하는 제도로서 노숙인들의 저축을 장려하고, 보호시설의 체계적인 저축관리 유도를 위해 '08년부터 시작됐다.
올해 서울시는 23개 보호시설에서 1,222명의 저축실적을 검토해 그 중 70명의 저축왕을 선발했다.
노숙인 보호시설의 저축액은 저축기간인 '11. 4월~11월 8개월 동안 약 12억 원 증가해 11월말 현재 33억 원으로 파악됐다.
특히 저축왕이 되기 위해서는 6개월 이상 꾸준히 근로소득이 있어야 하고, 주택청약저축을 들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저축왕으로 선발된 노숙인들은 자활·자립 의지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올해 뽑힌 노숙인 저축왕들은 지난 8개월 동안 한 사람당 평균 656만원을 벌어, 그 중 절반이 넘는 375만원을 저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7명은 수입금의 90%가 넘는 저축률을 기록해 번 돈 거의 전부를 적립하는 등 악착같은 자립의지를 보였다.
선발된 노숙인 중에는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와서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거리에 나선 여성, 사업이 망해 자살을 기도했던 가장, 부도 날 때 진 빚을 죄인의 심정으로 기어이 다 갚아낸 사람, 장애를 가진 노숙인 8명(정신장애 포함) 등이 있어 눈길을 끈다.
또, 과거 신용불량(금융채무)으로 고생하던 노숙인 10명은 ‘08~’10년에 걸쳐 서울시에서 시행한 신용회복지원사업(신용-Restart 사업)을 통해 부채를 감면받고 저축을 시작한 것이라 저축통장이 새삼 인생의 전환기로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는 노숙인 저축왕으로 선발한 개인 중 상위 10%인 7명에 대해서는 상장을 수여하고, 70명 전원에게는 3월에 약정할 ‘희망 플러스 통장’ 가입자로 추천할 예정이다.
또, 올해 노숙인 저축왕으로 선발된 사람 중 일부는 내년도 저축의 날 표창대상자로 추천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금융위원회가 주관하는 저축의 날 행사에 노숙인 저축왕 중 10명(09년 2명, 10년 3명, 11년 5명[사회복지사 1명 포함])을 추천해 모범사례로 위원장 표창을 받는 등 유효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최용순 서울시 복지건강본부 자활지원과장은 “노숙인 저축왕 선발사업이 기존의 노숙인 일자리 갖기 사업, 신용-Restart 사업, 희망의 인문학, 주거지원사업 등과 상승효과를 내면서 노숙인 스스로 준비하는 주거 독립의 계기를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저축을 통한 노숙인의 자립·자활을 장려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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