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F, 2016년 인수해 시세차익 3200억
- 딜 가격 7917억, 평당 4170만원...GBD 공실률 1% 미만
- 에쿼티 보통주 비중 높여 수익률 맞춰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강남업무지구(GBD) 프라임급 오피스인 ‘아크플레이스’ 딜 클로징이 임박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이달 말까지 총 8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아크플레이스의 새 주인이 된다. 동시에 매도자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블랙스톤은 8년여 만에 약 3200억원의 시세차익을 본다. 

블랙스톤은 2016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아크플레이스를 약 45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는 블랙스톤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부동사투자신탁1호’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1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과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20일 아크플레이스 최종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자산 매각가는 7917억원이다. 3.3㎡당 4170만원에 사는 셈이다. 잔금납입은 이달 말이다. 

아크플레이스는 서울지하철 2호선 역삼역 3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지하 6층~지상 24층 규모의 빌딩으로 대지면적 4171.7㎡(1262평), 연면적 6만2725.31㎡(1만8974평) 규모를 갖췄다. 이 건물은 한솔그룹이 1998년 사옥 용도로 건축했다가 2003년 부동산투자사인 프라메리카로 손바뀜 이후 2008년 미래에셋자산운용 품에 안겼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위치한 아크플레이스.  사진=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위치한 아크플레이스.  사진=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당초 코람코자산신탁이 희망한 인수가는 약 7500억원(3.3㎡당 4000만원 초반)으로 알려졌다. 1998년 준공 이후 비교적 관리가 잘되어온 건물상태와 수년간 GBD 권역의 핵심 오피스들의 평균 공실률이 1% 미만인 점 등이 투자 판단에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지난해 9월 15일 진행된 아크플레이스 입찰엔 디앤디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케이리츠투자운용 등 4곳이 참여했다. 당시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가장 높은 인수 희망가를 제시했지만, 매각주관사인 JLL코리아는 자금조달과 능력을 우수한 코람코자산신탁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올해 초 아크플레이스 인수를 위해 블라인드펀드(리츠)인 '코람코가치투자제4의6호리츠(이하, 6호리츠)'를 설립했다. 6호리츠가 소속된 코람코가치투자제4호 자금의 원천은 ‘가치투자블라인드펀드4호’다. 이 펀드는 한국교직원공제회·농업협동조합중앙회·대한지방행정공제회·경찰공제회·군인공제회 등 5개 공제회가 공동 출자해 조성했다.

6호리츠의 총 사업비는 8793억원이다. 사업비 세부 용처는 아크플레이스 매입에 7917억원, 부대비용에 518억원, 예비비에 358억원을 책정했다. 

6호리츠의 사업비 8793억원은 부동산 담보대출(5300억원)과 임대보증금(223억원)으로 마련했다. 모자란 돈은 에쿼티 투자(3270억원)로 메웠다. 에쿼티는 우선주 1370억원과 보통주 1900억원으로 구분된다. ▲투자 기간은 8년 ▲캡레이트 4.3% ▲우선주 배당률 6.8% ▲보통주 배당률 3.6%로 세팅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에쿼티의 보통주 비중이다. 통상적으로 에쿼티는 우선주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데, 6호리츠 에쿼티의 경우 보통주 비중이 더 크다. 배당률이 낮은 보통주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6호리츠는 보통주 1640억원 규모를 인수했다. 남은 보통주는 아크플레이스 자산관리 회사가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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