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반건설에 놀란 가슴 쓸어내려, 대림 통해 DL그룹 지배력 강화
- 저점 지분매입...연말 지분율 50% 육박, 과반 주주에 근접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대림(전 대림코퍼레이션)이 주가부양 및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DL(대림산업에서 분할된 지주사) 지분 매입을 한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대림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DL의 지분을 연내 매입하기로 했다. 매입 규모는 약 500억원이다.
DL 주가는 28일 종가 기준 3만6850원 이다. 이는 52주 최저가(3만5850원)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너 3세인 이해욱 DL그룹 회장은 지주사격인 대림 지분을 52.26% 들고 있다.
대림은 그룹의 주력 사업체인 DL의 최대주주로 지분 42.28%(886만723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가진 DL 지분은 없지만 대림을 통해 DL을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올해 지분매입이 완료될 경우 대림의 DL 지분율은 48%(1021만7575주)로 상승한다. 28일 종가 3만6850원을 적용해 산출한 결과다. 이로써 기존 이해욱 회장→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대림건설로 이어지는 구조가 이해욱 회장→대림→DL→DL이앤씨→DL건설로 이어지는 구조로 변경됐다.
일각에서는 대림의 지분매입 배경에 경쟁사의 지분 매집 사건이 한몫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20년 4월 호반건설은 한 달간 DL(당시 대림산업) 주식을 4.5%(932억원) 집중 매입했다. 기타법인이 공시의무가 있는 5% 까진 매집하지 않고 멈췄지만 당시 DL그룹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도마에 올랐다.
DL그룹은 2021년 1월 지주사로 전환했다. 이 때 기업분할 단행 및 사명 변경이 이뤄졌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으로, 대림산업은 DL로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DL은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동시에 진행했는데, 지주사 DL과 건설회사 DL이앤씨로 쪼개졌다. 즉, 지주사가 대림, DL 두 개가 된 것이다. 대림은 분할된 두 회사 지분을 각각 21.67%씩 소유하게 됐다.
이후 대림이 가진 DL이앤씨 주식을 DL에 현물출자해서 주식을 맞교환한다. 지분스왑도 진행했다. DL은 2021년 5월 DL이앤씨 보통주 공개매수에 나섰다. 공개매수에는 사실상 대림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대림이 보유한 DL이앤씨 보통주 전량(419만5039주)을 현물출자해 DL 신주 551만4601주를 교환받으면서 대림의 DL 지분은 기존 21.67%에서 42.28%까지 높였다.
회사가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분할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지주사가 두 개인 옥상옥 구조가 만들어지고 이 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된 셈이다.
기업전략 자문사인 펄스 설명환 대표는 “옥상옥 구조는 일반적으로 대주주 오너가의 지분율을 확대하는 지분승계의 방식으로 많이 쓰인다”라며 “당시 업계와 시장에서는 이 회장의 지배력 확대를 위한 분할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라고 말했다.
2021년 1월 지주사로 전환시 돈 한푼 안 들이고 지배구조만 바꿔서 경영권을 강화한 이 회장의 2년 후 다시 DL 저점국면 지분매입으로 그룹 지배력을 확대에 돌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