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제보석→출소→사면→또 수사…이호진 잔혹사
-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복귀 갈릴 듯
- 태광산업 올해 상반기 CAPEX 375억, 전년 대비 5%↓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태광그룹이 이호진 전 회장의 사익편취 혐의로 끊임없이 '오너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경영 복귀의 길이 열린 이 전 회장이 사면된 지 두 달 만에 같은 혐의로 다시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임직원 계좌에 허위·중복 입금한 뒤 이를 빼돌린 방법으로 2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반부패수사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수사 주체가 경찰 내 최고 수사 조직으로 꼽히는 반부패수사대라는 점에서 이 전 회장의 비리를 경찰이 상당히 포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반부패수사대는 지난달 24일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이 전 회장 자택과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빌딩 소재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사무실, 경기도 용인 태광CC 등을 압수수색 했다.
앞서 이 전 회장은 태광산업이 생산하는 섬유제품 규모를 조작하는 무자료 거래로 421억원을 횡령하고 법인세 9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2011년 1월 법정 구속됐다.
8년간 재판 끝에 2019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구속기소 된 이 전 회장 재판 기간 중 이후 건강 문제로 이른바 '황제보석' 특혜를 받고 7년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병보석이라는 사유가 무색하게 술집을 다니고, 떡볶이를 먹으러 다닌 게 언론에 포착돼 세간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5년간( 2026년 10월까지) 취업 제한 규정을 적용받아왔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개최를 일주일 앞둔 2022년 12월 16일 태광그룹은 10년간 12조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장은 이듬해인 올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 됐다. 당시 특별사면을 심사한 이노공 법무부 차관의 남편(송종호 변호사)이 태광그룹 임원으로 밝혀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태광그룹은 이 전 회장의 복권을 계기로 경영 복귀를 기대하며 그룹 분위기가 살아나는 듯싶었으나 다시 위기를 맞았다.
회사는 2011년부터 이 전 회장의 보석→출소→사면→수사가 반복되며 투자 시계가 멈췄다. 실제로 태광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자본적지출(CAPEX)액은 375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동기(396억원)에 비해 5%가 줄었다. 같은 기간 계열사인 대한화섬의 CAPEX는 무려 –80%가 감소했다.
시설투자가 없으니 성장도 더디다. 태광그룹은 지난해 매출(12조8400억원)과 당기순이익(3900억원)은 각각 14%(1조7000억원), 0.7%(3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번 수사·재판 결과에 따라 이 전 회장이 또 징역형을 선고받을 경우 태광그룹에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올 수 있다. 이 전 회장 부재중 그룹을 챙기던 김기유 전 티시스 대표마저 지난 8월 비위 행위가 적발돼 해임된 상황이다. 김 전 대표를 보좌하던 주요 경영진에 대한 감사도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태광그룹은 이번 경찰 수사 혐의에 대해 이 전 회장의 공백 기간 동안 전 경영진이 벌인 전횡이라며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