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송영숙 회장 등 지분매각으로 상속세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듯
-송회장-임주현 모녀, OCI홀딩스 최대주주라지만 경영권 확보까지는 힘들듯
-차남 임종훈과 신동국 회장이 향방 좌우. 두 사람이 임종윤 지지하면 팽팽해지고, 복잡해져. 임종훈이 모녀 지지하면 상황 끝

한미약품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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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지난 12일 전격 공시된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간의 ‘통합’은 그 배경이나 통합 방식, 통합 효과 및 문제점 등에서 국내 재계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이례적인 경우다. 벌써부터 여러 화제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또 한미약품 오너가(家)의 장남부터가 이 통합에 맹렬한 반발 움직임이어서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도대체 무슨 통합이길래 그러는지, 정확한 통합 내용과 의미, 향후 과제 및 문제점 등을 차례로 짚어 보기로 한다.

◆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등 지분 744만주 OCI홀딩스에 매각은 상속세 문제 해결용인 듯

지난 12일 공시된 통합안은 크게 3가지로 이루어진다. 그 중 첫 번째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겸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외손자들인 김원세, 김지우 등 세 사람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744만674주를 OCI홀딩스에 매각하는 건이다.

3가지 통합방식 관련, OCI홀딩스 공시
3가지 통합방식 관련, OCI홀딩스 공시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을 자회사로 거느린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이고, OCI홀딩스는 OCI그룹의 지주사다. 송영숙 회장(76)은 지난 2020년 7월 작고한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부인으로, 지난 11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11.66%(815만6027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원세(20)와 김지우(17)는 송 회장의 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50)의 자녀들이다. 두 사람은 똑같이 한미사이언스 주식 1.06%(73만8263주)씩을 갖고 있다. 두 사람 지분 전량이 이번에 모두 매각 대상이라면 송 회장 지분 중 이번에 매각된 지분은 596만4148주(8.52%), 남은 지분은 3.14%가 된다.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공시가 있은 지난 12일 한미사이언스 주식 2065만1295주(지분율 27.03%)를 7,702억원에 취득했다고 같이 공시했다. 주당 3만7295원에 취득한 셈이다. 송 회장의 지분매각대금이 공시되지는 않았지만 OCI홀딩스의 취득 단가를 감안하면 송 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최대 2,224억원을 손에 쥐게 될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그동안 송 회장을 여러차례 곤경에 빠뜨렸던 상속세 문제를 무난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및 특수관계인 지분 현황
지난 11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및 특수관계인 지분 현황

고(故) 임성기 회장은 사망 직전까지 모두 2307만6985주(지분율 34.29%)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임 회장이 사망하자 관련 법규에 따라 부인 송 회장이 가장 많은 698만9887주를 상속했다. 송 회장의 세 자녀들도 355만주씩을 나눠 상속받았다. 송 회장과 3자녀가 내야할 상속세만도 4,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송 회장은 2021년 상속세분을 납부하기 위해 농협은행과 교보증권에서 총 1,160억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남은 상속세가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5회 분납 조항 때문에 올 3월까지 남은 상속세를 모두 납부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동안 낸 상속세도 대부분 빌린 돈이어서 고금리 부담이 컸다. 남은 상속세 납기도 다가오자 작년 5월 송 회장과 딸 임주현 사장은 라데팡스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라데팡스는 지배구조 개편에 강점을 보여온 행동주의 펀드 KCGI 출신들이 독립해 2019년 설립한 사모펀드 운영사다.

신생 사모펀드이지만 2년 이상 한미약품 그룹 자문을 하며 오너 일가의 신뢰를 많이 얻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OCI와의 통합작업도 라데팡스가 주도했다고 한다.

작년 5월 라데팡스와 체결된 주식매매계약은 라데팡스와 라데팡스가 만든 코러스유한회사가 3,132억원에 송 회장 및 임주현 사장 소유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매입하는 대신 주식동반매각요구권을 가져가는 내용이었다. 일정 사유가 발생했을 때 라데팡스가 송 회장 측에 주식을 함께 매도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하지만 3천억원이 넘는 주식매입자금 조달이 문제였다. 작년 말까지 결국 이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큰 투자금을 대기로 했던 새마을금고가 작년 여름 뱅크런 사태 이후 펀드 참여를 포기하자 약속했던 다른 투자자들도 대부분 돌아섰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이 카드가 무산되자 작년 말 쯤 OCI와의 통합카드를 라데팡스가 송 회장 측에 제시했고, 양 그룹이 모두 수용, 성사됐다고 한다.

아무튼 이번 지분 매각으로 잔금 납부일인 오는 6월말까지 송 회장에게 최대 2,224억원, 임주현 사장의 두 자녀에게 최대 551억원이 제대로 입금된다면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상속세 문제는 일단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 회장-임주현 모녀, 보유주식 677만주 OCI홀딩스에 현물출자, 2대주주군으로 올라서. 그러나 경영권 확보까지는 곤란

송영숙 회장 모녀의 현물출자 관련 공시
송영숙 회장 모녀의 현물출자 관련 공시

이번 전격통합의 두 번째 카드는 송 회장(114만1495주)과 임주현 사장(563만4810주)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보통주식 677만6305주를 OCI홀딩스에 현물출자하고, OCI홀딩스 신주 229만1532주를 교환받는 것이다. 이 현물출자 가액도 2,527억원에 달한다.

신주 발행을 위한 OCI홀딩스의 유상증자 이후 지분율로 따지면 송 회장(1.74%)과 임주현 사장(8.62%)의 현물출자 후 OCI홀딩스 합계 지분율은 10.4%가 된다. 특히 임주현 사장의 OCI홀딩스 지분율은 현재 이 회사 개인 최대주주들인 이화영(6.64%), 이복영(6.60%), 이우현(5.86%) 등을 앞질러 개인 최대주주가 될것으로 보인다.

임주현이 OCI그룹 지주사의 최대 주주가 되고, 뒤에서 기술할 3자 배정 유상증자까지 합쳐져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된다고 해서 양 그룹이 사실상 통합되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일부 언론은 임주현이 OCI홀딩스를 장악하는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OCI홀딩스 오너 일가 지분구조
OCI홀딩스 오너 일가 지분구조

그러나 엄밀히 말해 이는 틀린 얘기다. 이화영 등 기존 OCI홀딩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합계 지분율은 이번 현물출자와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종전 28.67%에서 25.7%로 밖에 떨어지지 않는다. 송영숙-임주현 합계 지분율 10.4%의 2배가 훨씬 넘는다.

임주현은 형식적으로는 개인 최대주주지만 양측 합계 지분율로 따지면 2대 주주군의 일원에 불과하다. OCI그룹의 경영권을 이 모녀가 장악했다고는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이화영(73), 이복영 회장(77)은 고(故) 이회림 OCI(옛 동양화학)그룹 창업주의 삼남 및 차남이다. 이우현(56)은 창업주의 장남인 고(故) 이수영 회장의 장남으로, 창업주 장손이다. 현재 OCI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통합의 마지막 세 번째 카드는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신주 643만4316주를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하는 것이다. 앞의 개인지분 매각과 현물출자에 이어 이 유상증자까지 거치면 한미사이언스의 총 발행주식수는 6995만6940주에서 7639만1256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 신주 인수로 OCI홀딩스가 확보하게 되는 증자 후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8.42%다.

여기에 앞에서 설명한 송 회장 등의 지분매각과 모녀의 현물출자로 OCI홀딩스가 확보하게 되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율 18.61%까지 모두 합치면 통합 후 OCI홀딩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27%로 늘어나게 된다.

향후 6개월간의 통합작업이 모두 끝나면 한미사이언스의 송영숙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매각 및 현물출자로 모두 1421만6979주가 사라지고 2534만4377주만 남게 된다. 증자 후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통합 전 56.55%에서 33.17%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송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이 1.37%, 임주현 사장은 1.5%만 각각 남게 된다. 부인과 자녀들 보유 지분까지 합친 장남 임종윤 사장 일가 지분은 현재 994만4443주(지분율 14.22%)이나 통합과정을 거치면 지분율이 13.01% 정도로 약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차남 임종훈 사장 일가의 지분율도 현재 13.79%에서 12.62%로 줄어든다.

통합 후 OCI홀딩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27%로, 우호지분이랄 수 있는 송영숙-임주현의 남은 한미사이언스 지분까지 합치면 29.87%가 될 것이다. 일단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이번 통합에 가담하지 않은 남은 한미약품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 지분도 모두 33.17%다. 아슬아슬하지만 남은 지분들이 3% 이상 더 많다.

여기서 한미약품그룹의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두 재단이 현재 보유중인 지분은 각각 3.43% 및 2.1%다. 지분율 격차 3%대여서 이 지분들이 만약 송 회장 편을 든다면 모녀와 OCI가 이길 수 있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반면 임종윤 편을 든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보통 재단들은 현직 대표이사가 영향력을 좌우하는걸로 알려지는데, 한미약품 재단들의 속 사정은 알 수 없다.

197만4375주(지분율 2.8%)에 이르는 한미사이언스 자사주도 현직 대표이사에게는 유리하다. 경영권 분쟁시 매각해 우호세력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 회장 부녀와 OCI는 두 재단 및 자사주 지분을 자신들의 우호 지분으로 간주,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더라도 이미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재단과 자사주 활용이 어렵고 남은 한미약품 가족 지분들이 탈락없이 모두 임종윤 사장 편에 선다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마음대로 행사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현재까지의 모양으로 봐선 OCI홀딩스가 한미약품 경영권을 완전 확보했다고는 보기에 다소 애매한 통합인 셈이다.

◆ 상속세와 경영권분쟁 우려가 이번 전격 통합 원인인 듯. 한미약품 오너일가 장남 임종윤 사장은 부친 사망 후 여동생에게 완전히 밀려 이번 통합과정서도 소외. 맹렬 반발, 경영권 분쟁 점화 우려 고조

그래도 통합이라고 친다면 도대체 양 그룹은 왜 이런 통합을 전격적으로 해치웠을까? 우선은 한미약품 오너 일가의 엄청난 상속세 부담이 1차 원인으로 보인다.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려고 작년부터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양 그룹 모두 2세, 3세로 넘어오면서 복잡해진 오너 일가 지분구조도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속과정을 통해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자꾸 낮아지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이런 통합방식까지 나오게 된게 아니냐게 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OCI홀딩스의 경우 장손의 지분이 두 삼촌들 지분보다 작아져 향후 경영권 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몇 년전부터 적지 않았다. 장손인 이우현 회장도 상속세 부담 때문에 지분을 자꾸 내팔다보니 개인 3대주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우 창업주 생전에는 장남으로의 승계가 유력한 구도였다. 장남 임종윤 사장(52)은 2009년 형제들 중 가장 먼저 한미약품 사장(등기)으로 승진했고, 당시 두 동생은 미등기 상무였다. 임종윤은 2010년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출범하자 아버지 임성기 창업주와 같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두 동생은 당시 지주사 임원 명단에 없었다. 2016년부터 임종윤은 부친 사망 때까지 지주사 단독 대표이사였다.

한미약품 오너 일가의 직위-직책 변화
한미약품 오너 일가의 직위-직책 변화

하지만 아버지 별세 후 갑자기 많은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장남이 무난히 경영권을 이어받을 것이라는게 일반적 예상이었는데, 창업주 별세 두 달 후 열린 임시주총에선 그전까지 가정주부이던 어머니 송영숙이 갑자기 그룹 회장 직에 올랐다.

또 창업주 지분이 부인에게 가장 많이 상속되는 바람에 송 회장이 최대주주가 되었다. 장남에게 지분을 더 많이 물려주라는 창업주의 유언 같은 것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종윤이 단독 대표이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도 송영숙-임종윤 각자 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한미사이언스 임원 명단에 없던 여동생 임주현이 어머니와 함께 등기이사 부사장이 되더니 3개월 후인 2021년부터는 한미사이언스 등기 사장 직으로 승진했다.

2022년 3월 정기주총 때는 임종윤 대표에게 더 치욕적(?)인 일이 벌어졌다. 사내이사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나도록 사실상 강요받은 것이다. 당시 일부 보도에 따르면 임 대표가 반발하자 임주현 사내이사 사장도 등기이사에서 자발적으로 물러나면서 둘 다 똑같은 미등기 사장이 되었다.

다만 주력기업 한미약품에서 임종윤은 아직 사내이사(등기)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아니다. 두 동생 임주현과 임종훈(47)은 한미약품에서 미등기 사장이다.

임종윤 사장은 지주사 대표나 등기이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통과한 이번 통합 건을 사전에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은 중국 사업 경험을 토대로 2009년 홍콩에 바이오뱅크 관련 회사인 코리컴퍼니를 설립, 사실상 독자노선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이번 통합 건에서 볼 수 있듯 송 회장은 회장 부임 이후부터 딸 임주현을 중용하고 총애하는 모양새다. 상속세를 내기위한 대출담보 용으로 주식을 빌릴 때 송 회장은 딸 가족과 삼남 임종훈 주식들만 빌리고 장남과는 거래를 하지 않았다. 작년 라데팡스 건이나 이번 통합 건도 모두 임주현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임주현은 이우현 OCI회장과 작년 11월 이후 수차례 만나며 신뢰를 쌓으면서 이번 통합안을 도출해냈다고 한다.

임종윤 사장은 통합 발표 다음 날인 13일부터 이번 통합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13일 자신의 개인회사인 코리 그룹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관련,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14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는 "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공동 경영을 약속하는 중차대한 결정을 제대로 된 검토도,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필요시엔 가처분 신청과 이사회 구성 변경 등 최후의 수단을 언제든지 동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가족간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한미약품그룹 측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임 사장과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대화로 풀어보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임종윤이 계속 반발할 경우 정말 경영권 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우현 OCI회장
이우현 OCI회장

◆경영권분쟁 발발한다면 차남 임종훈과 신동국 회장이 관건. 임종훈이 어머니 편에 서면 통합 완성. 그러나 한미약품그룹은 완전히 OCI에 넘어가는 셈. 임종훈과 신 회장이 임종윤 편에 서면 팽팽해져 완전 통합이 불발될 수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다면 현재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차남 임종훈 사장이 우선 관건이다. 임종훈이 형 쪽을 편들고, 나머지 일반 대주주들이나 일가 친척들의 소수 지분들까지 임종훈 편에 모두 선다면 OCI와 송영숙-임주현 연합군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완벽하게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게 된다.

그러나 작년까지 임종훈은 어머니 및 누나와 더 가까운 모습을 간간이 보여 주었다. 임종훈이 어머니와 누나 편에 정말 정식으로 가세한다면 임종윤의 싸움은 어려워질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의 5%이상 대주주 현황
한미사이언스의 5%이상 대주주 현황

오너일가 특수관계인을 제외하면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도 주목받고 있다. 신 회장은 임성기 창업 회장의 고교 후배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23년 9월말 기준)를 갖고 있다. 통합 작업 후 지분율로 환산하면 11.1%에 달한다.

신 회장과 임종훈 사장이 임종윤 사장을 지지한다면 경영권 분쟁이 복잡해질 수 있다. 이들 3세력의 통합 후 지분이 36.73%에 달하기 때문이다. OCI+송회장 모녀+재단+자사주 연합지분과 팽팽해 질 수 있다.

그러나 신 회장이 임종윤에 협조하더라도 동생 임종훈이 협조하지 않으면 지분율이 아무래도 많이 모자란다. 신 회장이나 임종훈은 아직까지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시 정리하자면 이번 양 그룹의 통합 발표는 현재 같은 지분구도로만 보면 강력한 통제권을 갖는 통합 지주사의 출범이 아니라 2대 주주 정도로 서로에게 지분을 얹는 느슨한 형태의 기업연합 또는 공동경영 같은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차남 임종훈 사장이 어머니와 누나 편에 확실히 선다면 통합은 실질적으로 거의 완성될 수 있다. 통합은 실질적으로 완성되겠지만 한미약품 오너 일가는 최상위 지배회사인 OCI홀딩스의 사실상 2대 주주군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OCI-한미약품 전체의 경영권은 OCI 오너 일가가 갖게 되는 구조가 될 것이다.

그래서 키를 쥔 차남 임종훈 사장이나 신동국 회장 등의 고민이 클 것이다. 심정적으로는 어머니 편이더라도 그룹이 통째로 사실상 넘어가는 것은 또 두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OCI 측은 OCI홀딩스 이사회를 OCI 측과 한미약품 측이 2명씩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한다면서 일단 한미약품 측을 상당히 배려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OCI홀딩스에서는 이우현 OCI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를 맡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의견 충돌이 있을 때 결국 주도권은 지분이 많은 쪽이 갖게 될 것”이라며 “한미약품 측은 한미약품 독자 경영권만 보장받아도 성공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학부문과 태양광으로 잘 알려진 OCI는 그동안 업종 다각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래서 2018년 인수한 것이 부광약품이다. 부광약품에 이어 제약업계 최상위권인 한미약품그룹까지 영향권에 둔다면 제약-바이오 업종으로의 원활한 진출이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통합으로 지주사 지분 약간만 떼어주고 잘 만 하면 한미약품 전체 경영권까지 넘볼 수 있게 된 OCI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결코 밑질게 없는 장사일 것이다. 한미약품 오너 일가에 한미약품 독자경영권을 보장해 주어도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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