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CJ제일제당 미등기 상근회장...지주사 CJ, CJ ENM, CJ대한통운 등도 미등기 상근회장
-이 회장, 지난해 CJ제일제당 등 상장사 3곳서 받는 연봉 99.36억원
-이 회장, CJ제일제당 5년 평균 연봉 55.57억원...직원 평균연봉의 84.4배

CJ그룹  이재현 회장
CJ그룹 이재현 회장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미등기 임원인 이재현 CJ 회장의 연봉이 직원 평균 연봉의 8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근거로 최근 5년간 CJ제일제당 임직원 연봉과 매출, 당기순익 현황을 통해 기업 성과가 재벌총수 일가 등에 집중되고 있는지를 살펴  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소비자주권에 따르면 CJ그룹 76개 계열사들 중 최대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2023년 생산액이 3조243억원으로, 2위인 농심(2조2,280억원)과 1조원 가량 차이 나는 압도적 국내 식품업계 1위 기업이다.

최근 5년간 CJ제일제당의 매출및 당기순익 현황(소비자주권 정리)
최근 5년간 CJ제일제당의 매출및 당기순익 현황(소비자주권 정리)

또 CJ그룹 전체 매출 중 34.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계열사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손경식 회장이 이 회사 대표이사 상근 등기임원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이재현 CJ그룹 총수 겸 회장은 CJ제일제당의 미등기 상근 회장을 맡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직원 평균연봉은 2018년 5400만원, 2019년 5600만원, 2020년 6400만원, 2021년 7500만원, 2022년 7600만원으로, 5년 평균 6500만원이다. 23년 평균 급여는 7500만원이었다.

임원 평균 연봉은 2018년 4억1000만원, 2019년 3억4500만원, 2020년 4억6000만원, 2021년 6억4600만원, 2022년 6억6500만원 등으로, 5년 평균 5억500만원이다.

임원 중 이재현 회장 연봉은 2018년 64억9700만원, 2019년 28억원, 2020년 28억원, 2021년 83억9200만원, 2022년 72억9400만원으로, 5년 평균 55억5700만원이다.

2023년의 경우 이 회장은 36억4000만원, 이 회장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은 35억50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작년 실적 부진 때문인지 두 사람 모두 급여만 받고 상여는 받지 않았다.

최근 5년간 CJ제일제당 임직원및 이재현 회장 연봉(소비자주권 정리)
최근 5년간 CJ제일제당 임직원및 이재현 회장 연봉(소비자주권 정리)

이재현 회장은 작년 CJ제일제당뿐 아니라 지주사인 CJ에서도 41억7300만원, CJ ENM에서 21억2300만원을 각각 연봉으로 받았다. 모두 미등기 상근 회장 자격으로서다. CJ대한통운에서도 미등기 상근 회장이나 작년 5억원 이상 연봉자 명단에는 없었다.

지주사 CJ와 CJ제일제당, CJ ENM 등 연봉액수가 확인되는 상장 3사에서 받은 작년 연봉만 99억3600만원에 달한다. 고액 연봉자 명단이 공시되지 않는 비상장사들에서 얼마나 받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23년 들어 많이 줄기는 했지만 22년까지 5년 평균 이재현 회장의 CJ제일제당 연봉은 직원 대비 84.4배이며, 가장 큰 격차를 보인 2018년의 경우 120.3배에 달하기도 했다.

이 회장 연봉은 크게 급여와 상여로 구분된다. 5년 평균을 기준으로 보면 연봉 55억5700만원 중 급여가 28억2600만원, 상여가 27억3000만원으로 급여 대비 상여 비중이 49.1%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CJ제일제당의 이재현 회장 연봉내역(소비자주권 정리)
최근 5년간 CJ제일제당의 이재현 회장 연봉내역(소비자주권 정리)

지난 4월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액 기준 상위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5억원 이상 연봉을 공개한 291개 기업의 최고 경영자 연봉, 미등기임원 평균 보수, 직원 평균 보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대기업 최고경영자와 직원 연봉 격차는 24배로 나타났다.

소비자주권은 직원 평균 연봉 대비 84배인 이재현 회장 연봉은 이들 291개 기업 평균 24배와 비교해도 3.5배나 많아 과도하다면서 특히 2019년의 경우 이 회사 당기순이익이 744억원 손실이 났는데도 이재현 회장은 직원 연봉의 50배인 28억원의 연봉을 받았다고 밝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CJ제일제당의 주요 임원이 등기임원들인데도 정작 이재현 회장 자신은 미등기임원으로 과도한 연봉을 수령하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2023년말 현재 CJ제일제당 미등기 상근 회장으로 공시되어있는 이재현 회장
2023년말 현재 CJ제일제당 미등기 상근 회장으로 공시되어있는 이재현 회장

소비자주권은 재벌 총수가 미등기임원으로 되어 있는 것은 상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등기임원의 여러 책임과 의무를 회피할 목적이라면서 이는 과거 재벌들이 보여준 무책임한 행태로, 책임과 의무는 다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는 구태적 악습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CJ는 이번조사 결과를 계기로 회장 연봉이 직원 연봉과 비교해 과도하지는 않은지, 회장 연봉의 연봉체계(급여, 상여)가 적절한지, 이재현 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 과도한 연봉을 받는 것이 타당한지를 적극 검토해 이를 시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소비자들에게 그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소비자주권은 촉구했다.

소비자주권의 지적대로 재벌 총수들이 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대표이사나 등기임원을 맡지 않으면서 과도한 연봉만 챙기는 것은 책임경영 차원에서도 정도가 아니라는 지적이 과거부터 자주 있어 왔다.

한국CXO연구소가 ‘2021년 국내 71개 기업집단 총수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국내 60개 그룹 총수가 해당 그룹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총 23명이고, 이들 23명의 총수가 대표이사 직함을 가진 계열사는 모두 33곳이었다.

60명의 총수 중 37명은 대표이사 직함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셈이다. 총수 10명 중 6명은 대표이사 직함 없이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총수의 35% 정도는 등기 임원도 아예 맡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경향은 그 이후 지금까지 더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약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러 가지 골치 아픈 문제들이나 법적 책임 문제에서 벗어나려 하면서도 연봉은 더 과다하게 챙기는 총수들이 더 늘고 있다는 얘기다.

대표이사나 등기임원(사내이사) 타이틀이 없는 총수 유형도 다양하다. 구속 수감 등 과거 법적인 문제로 현실적으로 대표이사나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어 내려놓았다가 이후 계속 복귀하지 않고 있는 사례들이 우선 많다.

CJ 이재현 회장을 비롯, 삼성 이재용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부영 이중근 회장,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태광 이호진 전 회장이 등이 대표적이다.

미등기임원 회장 등으로 그림자 경영을 하는 총수 유형도 있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 이랜드 박성수 회장,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삼천리 이만득 회장,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 유진 유경선 회장 등이 해당된다.

그룹 경영에서 이미 손을 뗐거나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대표이사 직위를 내려놓은 총수도 있다.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코오롱 이웅열 전 회장,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 동원 김재철 명예회장 등이다.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도 그룹 총수로 지정됐으나 대표이사는 물론 사내이사와 같은 등기임원 타이틀은 없다.

저작권자 © 뉴스웨이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