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강화조치후 첫 결과 나와
상당수 A급이하 캐피탈사들 6월말 부실채권비율 크게 올라
그중 오케이캐피탈이 가장 두드러져. 혼자 25% 육박
불과 6개월전엔 10.9%. 그동안 감춰온 부실이 많았던 탓(?)

OK금융그룹 CI
OK금융그룹 CI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지난 5월 금융당국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방안 발표 이후 A급이하 캐피탈사들의 자산건전성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OK금융그룹 소속인 OK캐피탈의 각종 부실지표들이 두드러지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에 따르면 사업성 평가 결과가 반영된 지난 6월 말 기준 오케이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각 24.7%, 14.7%, 36.7%로,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21개 캐피탈사들 중 가장 높았다.

오케이캐피탈 다음으로 이 비율들이 높은 곳은 한국투자캐피탈(각 10.7%, 4.7%, 17.2%), 한자산캐피탈(각 7.8%, 0, 32.2%), 엠캐피탈(7.6%, 5.4%, 20.1%) 순이다. 메리츠금융 소속 메리츠캐피탈은 연체율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각각 5.5%, 10.4%로 높은 편이었으나 고정이하가 3%로 상대적으로 아직 낮았다.

A급이하 캐피탈사들의 자산건전성 기준(한신평)
A급이하 캐피탈사들의 자산건전성 기준(한신평)

10개 A급이하 캐피탈사들의 지난 6월 말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3%로, 작년 말의 3.9%, 지난 3월 말 4.5%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반면 하나-KB-신한캐피탈 등 11개 AA급 캐피탈사들의 지난 6월 말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5%로, 작년 말 1.8%, 3월 말 1.9%보다 높아지긴 했으나 A급이하들 보다는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그만큼 A급이하 캐피탈사에 고위험-고마진의 부동산PF 같은 상품들이 많아 사업성 재평가로 부실자산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오케이캐피탈은 과거 주력 사업부문이었던 가계신용대출과 대부업체 대출을 줄이고 부동산PF, 부동산담보대출 등으로 영업자산규모를 빠르게 성장시키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급냉을 맞아 부실이 크게 늘어난 사례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작년부터 부동산금융 신규 취급을 중단하고 개인신용대출 역시 제한적으로 취급, 전체 자산규모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부실자산 급증은 막아내지 못했다.

한신평은 오케이캐피탈이 영업자산 내 고위험-고수익 자산인 브릿지론과 개인신용대출 비중이 상당해 보유자산의 부실화 위험이 큰 편이라며, 높은 브릿지론 비중, 평균 LTV 수준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자산건전성 지표가 경쟁업체들 수준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브릿지론 비중(24년 6월말 기준)을 보면 오케이캐피탈은 무려 107%로, 그 다음 순인 한국투자캐피탈(84%), 한국캐피탈(46.9%) 등과 격차가 아직도 크다.

오케이캐피탈의 무수익여신 추이(반기보고서)
오케이캐피탈의 무수익여신 추이(반기보고서)

오케이캐피탈 반기보고서를 보면 작년 말 2542억원이던 무수익여신(고정이하자산) 잔액은 지난 6월 말 4568억원으로, 6개월 사이에 2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작년 6월 말 13.78%에서 작년 말 10.94%로 약간 낮아졌던 고정이하자산비율은 지난 6월 말 24.72%로 다시 2배 이상 급등했다.

한국투자캐피탈의 이 비율도 작년 말 3.65%에서 지난 6월 말 10.68%, 같은 기간 엠캐피탈은 3.94%에서 7.55%, 신한캐피탈은 1.74%에서 6.09%로 각각 크게 올랐다. 하지만 20% 이상까지 급등한 것은 오케이캐피탈이 유일하다. 상승폭도 가장 큰 편이다.

상당수 캐피탈사들이 그동안 부실을 사실상 은닉 또는 이연시켰다가 금융당국이 PF 사업성 재평가 등으로 압박해오자 이번에 마지 못해 상당 부실을 노출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오케이캐피탈의 고정이하비율 상승폭이 단연 두드러졌다는 것은 그만큼 그동안 사실상 숨겨온 부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오케이캐피탈의 반기 포괄손익계산서
오케이캐피탈의 반기 포괄손익계산서

한편 오케이캐피탈 반기보고서를 보면 이같은 부실지수 급등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32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2337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덕분에 작년 상반기 1379억원 영업적자에서 올 상반기에는 150억원 영업흑자로, 흑자 반전했다.

작년에 충당금을 많이 쌓아 상대적으로 올해는 줄인 것인지, 아니면 재평가로 인한 부실 급증이 6월 말에 집중돼 아직 그에 대한 충당금을 제대로 쌓지 못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후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 상반기 급증한 부실에 대한 충당금을 하반기에 다시 많이 쌓으면 대손비용 급증으로 하반기 영업실적도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투자캐피탈의 무수익여신 현황
한국투자캐피탈의 무수익여신 현황

한편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건전성 저하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캐피탈사를 포함한 제2금융권 내 연체채권 관리 강화를 위한 긴급현장점검에 착수하는 등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자산건전성 분류기준과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 등 건전성 관리 목적의 규제강도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부동산금융시장 연착륙을 목표로 지난 5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방안이 대표적이다.

사업성 평가대상에 PF대출 외에 토지담보대출 및 채무보증약정이 추가되었고, 평가등급도 현행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되었다. 평가기준도 브릿지론과 본PF로 세분화되고 사후관리 기준 마련 및 점검 강화 등의 내용도 보완됐다.

이 조치가 지난 6월 말 첫 적용되면서 상당수 캐피탈사들의 부실자산 평가기준도 대폭 강화되면서 이처럼 부실채권비율이 급등한 것이다.

메리츠캐피탈의 무수익여신 현황
메리츠캐피탈의 무수익여신 현황

한편 한신평은 메리츠캐피탈과 한국투자캐피탈에 대해서는 A급이하 캐피탈사들 중에서도 브릿지론 부담 수준이 높은 편이며, 거액여신 비중도 높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자산부실화에 따른 건전성 지표의 급격한 저하 가능성이 내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메리츠캐피탈의 경우 건전성 분류 대상 채권에 포함되지 않은 유가증권을 통한 해외 대체투자도 지난 3월 말 기준 8천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 6월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PF 관련 영업자산 3298억원을 메리츠증권에 이전하는 참가계약을 체결, 건전성 지표 하락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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