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금속공학도 회장이 만든 ‘부가가치’...심리스 강관
- 허진규 회장 올 1월 지분 일부 장녀 회사인 일진C&S에 증여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심리스 강관(Seamless Pipe, 이음새가 없는 강철 파이프)을 생산하는 일진제강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
1982년 설립된 일진제강은 2012년 국내 최초로 심리스 강관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음새가 없는 심리스 강관은 원유 채굴과 운반을 비롯한 다양한 유기체 전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과 관리비용을 줄이고, 안전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일상에서는 보일러나 가스 배관 등에도 쓰인다. 이 때문에 기존 강관 제품 대비 최대 30% 비싼 고부가가치를 형성하고 있다.
회사는 전기차 모터·에어백 부품과 원자력·수소 등 사업 분야 확대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진제강이 2024년 이후 IPO 진행을 위해 실무단을 꾸렸다. 몸값은 조 단위 기업가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제강은 일진그룹 창업주인 허진규 회장이 2020년 흑자 이전까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50억원 이상을 쏟아 부은 회사다. 서울대 금속공학도 출신답게 금속에 대한 이해도에서 나온 투자판단이다. 현재 허 회장의 지분율은 약 70%다. 허 회장은 올해 1월 일진제강 지분 75.07% 중 6.89%를 장녀 허세경 씨가 대표로 있는 일진C&S 법인에 증여했다.
일진제강은 3년 연속 꾸준한 성과를 내는 중이다. 2020년에 이어 2021년, 지난해까지 모두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3869억원으로 전년(2810억원)과 대비 37.7% 증가했다. 외형만 아니라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24억원에서 547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연간 832억원에 달하는 풍부한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보유 현금성자산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일진제강의 보유 현금성자산은 411억원으로 2021년 36억원, 2022년 21억원과 비교해 11~20배 가까이 늘었다. 현금성자산 대부분은 외화예금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411억원 중 93.8%인 385억원이 달러와 위완화 등이다. 풍부한 현금흐름으로 유동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모두 개선됐다.
최근 일진제강은 해외영업이 실적 전반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매출 포지션은 40%에서 20% 후반대로 낮아졌다. 미국과 멕시코 등 북미 지역에서의 매출 다변화를 이뤄냈다. 미국 법인의 매출은 4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15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55억원까지 확대됐다.
일진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몬드의 투자사업 부문을 분할한 뒤 합병해 순수 지주회사인 일진홀딩스를 설립했다. 일진홀딩스는 제조 사업은 담당하지 않고 자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하는 순수 지주회사로서 신사업 발굴과 투자 사업을 담당한다. 최대주주는 지분 29.1%를 보유한 허진규 회장의 장남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이다.
일진홀딩스는 상장사인 일진전기, 일진다이아몬드와 비상장사인 전주방송, 일진디앤코, 알피니언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