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리브영 지분 팔아 지주회사 CJ 지분 매입
- 국내 H&B 독주 체제… 예상 몸값 4~5조원
- 마약사건 복귀 후 초고속 승진한 이선호 리더 급부상
[편집자주]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 하더라도 이를 다음 세대에 온전히 넘겨주기 위해서는 ‘상속’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기업상속 세금이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룹 총수들이 후계자를 낙점하면서 부터 시작되는 승계 밑그림, 후계자에 대한 공고한 지배구조 뒷받침이 없다면 경영권을 온전하게 활용하긴 어렵다. 뉴스웨이브는 주요 기업의 상속세 재원 마련 방법과 후계자 리스크를 점검해본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CJ그룹의 4세 경영 승계 작업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960년생인 이재현 CJ 회장은 다른 재계 총수에 비하면 젊은 편이지만 일찍부터 승계 밑그림 그리는 모습이다. 이는 신부전증에 불치병인 사르코-마리-투스병을 앓고 있는 이재현 회장의 다급함이 반영됐다는 것이 정계의 분석이다. 사르코-마리-투스병은 유전성 신경병증으로 운동·감각신경이 점진적으로 손상되는 병이다.
CJ그룹은 오너 일가가 지주사인 CJ㈜를 통해 각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CJ㈜ 밑에 계열사들이 있는 단순한 구조로 순환출자도 없다. 경영 승계의 키는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다.
올리브영은 H&B(헬스앤뷰티)스토어 기업으로 CJ㈜가 지분 51.15%를 들고 있고,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브랜드전략실장)와 동생이자 오너가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식품성장추진실장) 두 남매가 이 회사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경후 리더와 이선호 리더가 보유한 올리브영 지분은 각각 4.21%, 11.04%다.
13일 올리브영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7809억원, 영업이익은 27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1.2%, 영업이익은 96.9% 증가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000억원 수준이다.
순이익은 20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5% 늘었다.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도 개선됐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48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95% 성장했다. 현금흐름이 호조세를 보이자 곳간도 두둑해졌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1.17%(2217억원) 증가했다.
올해도 전년 대비 20% 수준의 성장을 이룰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J올리브영의 기업 규모는 최근 매년 커지고 있는 추세다.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89개에 달한다.
2021년 CJ올리브영은 기업공개(IPO) 준비를 선언했지만 증시 불황 등을 고려해 IPO 추진을 연기했다. 국내 H&B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갖고 있는 올리브영의 예상 몸값은 4~5조원 수준으로 상장 대어로 꼽힌다.
올리브영 IPO 이후 두 남매는 올리브영 지분을 매각해 CJ㈜ 지분을 추가 확보하거나 증여세 납부를 위해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두 남매는 2020년 말 올리브영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받기)로 보유 올리브영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이선호 리더는 60만주를 매각해 1018억원, 이경후 리더는 23만주를 매각해 391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두 남매는 이때 얻은 현금으로 2021년 1분기에 CJ지주 신형우선주(CJ4우)를 이선호 실장은 7만8588주, 이경후 리더는 5만2209주를 매입했다.
신형우선주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되는 주식이다. 의결권이 없어서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지만 기업 오너 입장에선 보통주 매입이나 증여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J그룹 오너 4세 승계 재원 마련에 있어서 또 다른 수입원은 배당금이다.
CJ㈜는 2022년 결산배당금을(보통주 기준) 2300원에서 2500원으로 8.7% 상향했다. 보통주 1주당 2500원, 우선주 1주당 2550원, CJ4우 1주당 2500원을 배당했다. 이선호 리더는 보통주 3.18%와 CJ4우 28.98%를 갖고 있어 53억8000만원의 배당을, 이경후 리더는 보통주 1.46%와CJ4우 26.79%를 보유함에 따라 배당 38억9000만원을 받는다.
올리브영도 순이익 증가에 따라 배당했다. 이선호 리더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올리브영 11.04%를 갖고 있어 배당으로 110억2209만원, 이경후 리더는 올리브영 지분 4.21%로 42억317만원을 받는다.
올리브영은 사실상 IPO를 위한 숫자가 완성된 상황이다. 다만 CJ그룹 경영권 승계 1순위 후보인 이선호 리더의 마약 전과와 경영 능력을 보여준 사례가 뚜렷하게 없는 것은 부담이다.
2019년 9월 CJ장남 이선호 리더는 인천공항에서 대마를 무더기로 밀반입 하다 적발되어 같은해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2만7천원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서는 너무 관대한 처분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면서 재벌 특혜 의혹과 아빠찬스 시비에 휘말렸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이선호 리더 불구속 분위기 속에서 구속할 것을 지휘한 검찰 인물은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현 법무부장관으로 알려졌다.
사건 1년 4개월 뒤인 2021년 1월 이선호 리더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담당 부장으로 복귀, 그해 말 임원으로 승진했다. 마약사건은 향후 이선호 체재의 리더십 행보에 부담으로 작용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선호 리더가 CJ그룹의 전반적 경영과 바이오, 식품사업을 맡고 이경후 리더가 미디어사업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