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케미칼, 그룹 전체 신용등급의 ‘방향타’
- 신평사, 롯데 계열사 등급 대거 조정... 우려가 현실로
- 추가 강등 가능성 높아, 롯데쇼핑 조달 앞두고 악재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롯데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장기신용등급이 조정됐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20일 정기평정 결과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AA+, 부정적'에서 'AA0, 안정적'으로 강등했다.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강등 여파는 그룹전체로 번졌다. 롯데지주는 AA0(부정적)에서 AA-(안정적), 롯데캐피탈은 AA-(부정적)에서 A+(안정적), 롯데렌탈은 AA에서 A등급, 롯데캐피탈·롯데렌탈의 단기신용등급은 A1에서 A2+로 조정됐다. 롯데쇼핑의 기존 신용도 AA-를 유지했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내에서 실적은 물론이고 신용등급 방향타로 불린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전체에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최근 영업활동 현금흐름 적자가 지속되면서 현금흐름 창출능력이 크게 약화됐다. 지난해는 70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그룹의 실적악화를 가져왔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지난해 10~11월경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으로 달았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말까지 현금과 금융상품을 합하면 차입금 총액과 거의 같았다. 즉 무차입 상태였다. 롯데건설에 유동성 위기가 터지면서 회사사정이 바꿨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롯데건설에 5000억원의 대여금과 876억원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의 3조6000억원대이던 차입금이 6조원을 넘은 상태다. 현금과 금융상품을 제한 순차입금도 3조원을 넘었다. 벌어서 빚을 갚을 능력을 나타내는 커버리지 지표인 순차입금/EBITDA 배율은 0.12배에서 16.7배로 급상승했다. 보유 현금 전액과 매년 창출하는 EBITDA를 전부 합쳐도 빚을 갚는 데는 16.7년이 걸리는 셈이다.
지난 3월 롯데케미칼은 1조2155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돈은 대부분 전액 납사 매입대금과 올해 2월 잔금을 지급한 동박 제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사용됐다. 신용평가사들은 이익창출능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매가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일진머티리얼즈 M&A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했지만 차입금 상환 부담은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1분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잔금(2조4000억원)이 빠져나갔고, 인도네시아 에틸렌 설비 증설 등에 2025년까지 약 39억 달러(약 4조5000억원), 롯데지에스화학 투자에도 약 9500억원을 지출해야한다.
기업 등급이 강등되면 투자자들은 기피 현상을 보인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강등은 다음달초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둔 롯데쇼핑 자금 조달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