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주의자산은 1년새 2.1배 늘고 정상자산은 급감.
-부동산PF 부실 정리과정서 사모사채, 채무보증 등에서 요주의자산 크게 늘어
-나신평·한기평, 다올증권 신용등급 전망 하향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다올투자증권(이하 다올증권)이 작년 한해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많이 줄이고 충당금도 많이 쌓았지만 요주의이하 자산 비중이 40%를 넘는 등 자산 건전성은 여전히 크게 좋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이에따른 추가 대손비용 발생 가능성과 당분간 수익성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다올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최근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 강등은 당장 정식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내에 실적 개선 등이 없으면 신용등급을 정식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일종의 사전경고 조치 같은 것이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이미 작년 말 다올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한 바 있다.

다올증권의 자산건전성 추이(나신평 정리)
다올증권의 자산건전성 추이(나신평 정리)

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다올증권의 자산건전성 분류대상 자산 1조1,045억원 중 연체가 전혀 없는 정상 자산은 6,599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59.8%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연체 1~3개월 상태인 요주의자산(3,630억원)과 연체 3개월 이상인 고정(426억원), 회수의문(106억원), 추정손실(283억원) 자산 등이다. 연체가 조금이라도 있거나 사실상 떼인 자산 등을 총칭하는 요주의이하자산은 전체 자산의 40.2%에 달한다. 1년 전 이 비율은 22.9%에 불과했다.

1년 전인 2022년 말에 비해 정상자산은 8,517억원에서 6,599억원으로 크게 준 반면 요주의자산이 1,724억원에서 3,630억원으로 2.1배나 늘었다.

사실상 부실성 자산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자산비율은 22년 말 7.3%에서 23년 말 7.38%로 소폭 증가했지만 부실 전 단계 자산이랄 수 있는 요주의자산은 1년 만에 무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고정이하자산비율이 그나마 제자리를 유지한 것은 작년에 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쌓고 부동산 익스포저도 많이 줄인 덕을 보았다. 하지만 그 사이에 보유자산들 중 특히 사모사채, 기타 대출채권, 채무보증 등에서 요주의자산이 급증하면서 전체 요주의자산비중을 크게 끌어 올렸다.

사모사채 중 ‘정상’은 22년 말 2,498억원에서 23년 말 1,697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반면 ‘요주의’는 같은 기간 1,277억원에서 2,02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채무보증도 22년 말 2,554억원에서 23년 말 1,458억원으로 크게 감소한데 비해 이중 ‘요주의’는 같은 기간 432억원에서 794억원으로 급증했다. ‘정상’이 2,122억원에서 664억원으로 줄어든 것과 크게 대조를 보였다.

반면 22년 말 전혀 없었던(0) 기타 대출채권은 23년 말 1,061억원이나 새로 생기면서 이중 806억원이 ‘요주의’로 분류되었다.

채무보증 감소폭 비슷하게 기타대출채권이 작년에 갑자기 생겨난 것은 22년 하반기부터 급속히 진행된 금리 급등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부동산PF 시행사들이 부동산PF 관련 유동화증권 등의 만기 연장에 실패하자 채무보증 등을 섰던 다올증권이 채무를 대신 대거 떠안으면서 생긴 것으로 관련업계는 추정했다.

직접 대출로 바꾸지 않고 남은 채무보증이나 사모사채의 ‘요주의’가 작년에 많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이들 자산에서도 작년에 연체가 많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올증권의 부동산익스포저 추이(나신평 정리)
다올증권의 부동산익스포저 추이(나신평 정리)

나신평에 따르면 다올증권은 2019년 1월 장외파생상품 인가를 획득한 이후 2020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국내 부동산PF 매입확약 등 신용공여형 우발부채를 가장 빠르게 늘린 증권사 중 하나였다.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2년 6월말 자기자본대비 부동산익스포저(우발부채, 대출채권, 부동산펀드 투자분 등) 비중은 무려 110%를 넘기도 했다.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확대된 다올증권의 IB(Investment Bank)부문은 2022년까지 회사 전체 수수료수익의 80% 안팎, 순영업수익의 50% 안팎을 차지하며 회사의 주요 수익창출원으로 기능해왔다.

하지만 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직후 이같은 과다한 부동산금융 의존도는 다올증권을 가장 위험한 증권사 중 하나로 전락시켰다. 엄청난 위험성을 감지한 경영진이 다른 증권사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또 서둘러 부동산 익스포저를 대폭 감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작년 말 자기자본대비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은 76.9%로 크게 줄었다. 부동산PF 중 상대적으로 위험하다는 브릿지론 비중도 30% 안팎으로 줄였다. 충당금 적립도 작년에 지속하면서 고정이하자산 대비 충당금커버리지는 140.6%를 나타내고 있다. 브릿지론에 대해서는 50%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적립했다.

특히, 브릿지론 중 요주의 분류건 대비 30% 이상, 고정 분류건 대비 55% 이상, 회수의문 분류건 대비 80%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것은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요적립률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다올증권의 영업수익성 추이(나신평 정리)
다올증권의 영업수익성 추이(나신평 정리)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다올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는 경쟁 증권사들보다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나신평은 지적했다. 부동산PF의 대부분이 중/후순위로 구성된 점과 요주의자산으로 분류된 브릿지론 외의 부동산익스포저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대손비용 발생가능성이 상존한다고도 평가했다.

특히 브릿지론 등 고위험사업장의 비중이 다시 확대된 작년 4분기 중에 자산건전성이 크게 저하되었다고 지적했다.

나신평이 계산해본 결과 2021년 말까지만 해도 0였던 다올증권의 자기자본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비율은 22년 말 23.1%로 껑충 뛴데 이어 23년 말에는 44.8%로 더 치솟았다. 순요주의이하자산은 요주의이하자산에서 대손충당금을 감안한 수치다.

나신평은 요주의이하자산의 25% 이상은 브릿지론으로 구성되어 있다고도 밝혔다. 작년 각고의 노력으로 실제 부실성 자산인 고정이하자산 비중은 어느 정도 상승을 막는데 성공했으나 부실 전 단계인 요주의자산이 작년에 급증하면서 다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본격화되고 국내 건설경기도 본격회복되면 이 요주의자산들은 금세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는 계속 미뤄지고 있고, 특히 지방 미분양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최소 몇 년간은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최근 공시된 다올증권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054억원, 2022년 461억원에 각각 달했던 다올증권의 영업이익(별도기준)은 작년 47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부실을 사전 정리하며 쌓은 대손충당금이 22년 21억원에서 23년 135억원으로 급증한데다, 회사 주수입원이던 부동산금융관련 각종 수수료수익이 급갑한 영향이 컸다.

특히 부동산PF사업 등에서 주로 생기는 채무보증관련수수료 수익이 22년 1,365억원에서 23년 55억원으로, 무려 1,31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부동산금융 또는 부동산PF사업이 크게 축소되면서 수익이 대부분 사라진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른 IB부문 수익들인 인수및주선수수료도 22년 200억원에서 23년 96억원, 금융자문수수료도 315억원에서 26억원으로 각각 급감했다. 22년 2,108억원에 달했던 다올증권의 순수수료수익은 23년 33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다올증권이 크게 의존해온 부동산금융과 IB가 작년 거의 궤멸상태에 빠진 것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대수익 및 시세차익 목적으로 이 회사가 몇 년전 사둔 미국 뉴저지 소재 오피스타워도 미국 상업용부동산 공실률 급증으로 작년에 140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부동산투자에서도 적지않은 손실을 입은 것이다.

작년에는 계열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와 다올신용정보 등 2개 자회사를 긴급 매각, 1,443억원의 종속기업투자처분이익을 올린 덕에 당기순손익은 그래도 837억원의 흑자를 유지했다.

다올투자증권 본사
다올투자증권 본사

그러나 올해는 추가매각할 자회사 등도 마땅치 않다.

나신평은 과거 대비 높은 금리 수준, 부동산PF 규제 강화, 리스크 관리기조 전환, 인력 감축 등을 감안할 때 부동산금융부문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다올증권의 경상적인 수익창출력도 저하된 수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력 자회사들 매각과 다올저축은행의 적자로 그동안 다올증권 수익에 크게 기여해 주었던 배당수익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와중에 작년부터 시작된 2대 주주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실적 악화에다 경영권 분쟁까지 겹치면서 최대주주 이병철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원래 작년부터 받아야할 주식 및 주가연계 현금 장기성과급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급이 보류되고 있다.

다올증권 2대주주인 김기수 대표
다올증권 2대주주인 김기수 대표

지난달 26일자 이 회사 공시에 따르면 다올증권은 경영성과와 연동, 주식 및 주가연계 현금으로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7명에게 2021년 2월 245,271주, 2022년 2월 258,687주에 해당하는 장기성과급을 부여했다.

부여된 장기성과급은 3년간 이연 지급되며, 지급 시점에 50%는 주식, 50%는 주가연계 현금으로 지급된다. 하지만 경영상황을 고려, 2023년 2월 및 올해 2월 지급예정분 지급을 보류했다. 이병철 회장 및 특수관계인에게 지금까지 지급된 누적지급 주식 총수는 79,713주이며 지급이 보류된 주식 총수는 424,245주다.

이병철 회장에 부여된 누적 주식수는 270,730주이고, 이중 미지급상태가 223,029주다. 이 회장부터가 지급을 강행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다올증권은 회사의 장기성과 및 회사 주가에 따라 지급여부, 지급금액 등이 추후 확정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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