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치
- 영업수익성 저조·이익개선에 시간 소요·재무개선 여력 제한 등 꼽혀
- 신용등급 강등 조건들 중 ‘순차입금·EBITDA’는 요건 충족
- 일정기간 내 개선 없을 경우, 신용등급 하향 조정

풀무원그룹의 미국 법인 생산공장들.[출처=풀무원 홈페이지]
풀무원그룹의 미국 법인 생산공장들.[출처=풀무원 홈페이지]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풀무원식품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지난 20일자로 풀무원식품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한국신용평가도 이달 초 풀무원식품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등급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신용등급전망 하향 조정은 당장 신용등급을 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내 실적개선이 없으면 정식으로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일종의 사전 예고 또는 경고 조치다.

한기평은 풀무원식품의 등급전망 변경 사유로,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영업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 이익창출력 개선에 시일이 소요될 전망인 점, 자체 현금창출력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여력이 제한적인 점 등을 종합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기평 자료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엔데믹 이후 해외사업 확대 및 단체급식 수주 증가 등으로 매출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으나, 해외사업의 낮은 브랜드 인지도 및 생산 효율성, 지속된 원부재료 가격 상승세, 국내사업의 가격 결정력 약화 등으로 저조한 영업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다.

풀무원식품의 연결기준 부문별 실적 추이.[한기평]
풀무원식품의 연결기준 부문별 실적 추이.[한기평]

2023년의 경우 국내 푸드서비스 부문 거래처 확대 등으로 전년대비 4.7% 증가한 2조3299억원(연결기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EBIT(이자, 법인세 정산 전 영업이익)/매출액 비율은 1.6%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올 1분기 이 비율은 1.5%로 작년보다 0.1%포인트 다시 더 떨어졌다.

현지생산 확대를 통한 물류비 절감, 외형확대로 인한 고정비 부담 완화, 주요 제품 판매가 인상 등으로 해외부문은 영업적자폭을 축소했으나 물가안정 정책 등으로 약화된 가격 결정력 및 백태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세 지속 등으로 국내부문 수익성이 저하된 때문이었다.

국내부문 수익성을 뜻하는 별도기준 EBIT/매출액 비율은 2022년 1.2%에서 23년 0.7%로 떨어졌다. 반면 해외부문 EBIT/매출액 비율은 같은 기간 -7.7%에서 -3.8%로 적자폭이 줄었다.

이 회사의 미국 사업은 현지생산 본격화를 통한 물류비 절감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나, 중국 및 일본 등 이외 지역에서는 실적 개선이 지연되며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풀무원식품의 별도기준 및 연결기준 영업실적 추이.[한기평]
풀무원식품의 별도기준 및 연결기준 영업실적 추이.[한기평]

또 백태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주력 제품의 가격 인상이 지연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국내사업은 단기적으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재무상태와 관련, 미국 두부공장 증설 및 HMR 생산을 위한 라인설비 투자 등으로 2021년 말 3539억원에 불과했던 순차입금 규모가 2024년 1분기말 4787억원까지 늘어났다. 순차입금/EBITDA(상각전영업이익),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말 각각 3.0배, 203%, 40.5%에서 24년 1분기말 3.7배, 231.6%, 45.5%로 약화됐다.

이 회사는 또 2021년부터 24년 1분기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신종자본증권 1555억원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조건에 따른 자본인정비율과 지급보증 잔액 등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재무부담은 재무제표상 수치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한기평은 중단기간 수익성 및 영업현금창출력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외사업 투자부담 및 확대된 배당금 부담 등이 재무구조 개선 여력을 제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70억원이었던 배당금 지급액은 2021년 이후 매년 1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풀무원식품의 재무구조 추이.[한기평]
풀무원식품의 재무구조 추이.[한기평]

유무형자산 설비투자를 뜻하는 자본적지출은 2021년 1861억원, 22년 988억원, 23년 951억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14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따라 작년 184억원으로 반짝 흑자를 기록했던 잉여현금흐름(FCF)은 올 1분기 153억원 적자로,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기평은 풀무원식품의 해외사업 경쟁력 및 수익구조 개선이 지연되고, EBITDA마진(EBITDA/매출)이 4%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순차입금/EBITDA가 3.5배를 넘을 경우 신용등급을 정식으로 강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조건들 중 순차입금/EBITDA는 지난 1분기에 3.7배로, 경고선을 이미 넘어섰다. 나머지 2가지 조건도 더 악화되면 정식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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