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시큐어하이트론,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 연말 계약해지 공시번복…‘올빼미 공시’ 논란
- 개선계획서 심사 후 상폐 여부 결정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코스피 상장사 엑시큐어하이트론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공시했다. 이번 조치는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제33조에 근거한다.

거래소가 지목한 사유는 단일판매·공급계약 해지에 따른 공시 번복이다. 엑시큐어하이트론은 5일 공시를 통해 2024년 4월 5일과 11일 각각 ㈜연암ENG, UNV DIGITAL TECHNOLOGIES COMPANY Ltd.와 체결한 계약이 2025년 12월 31일 모두 해지됐다고 밝혔다. 공시상 해지 금액은 총 78억원 규모다. 해지 금액은 건별로 13억원, 67억원이며, 매출액 대비 비중은 각각 23.35%, 123.03%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시를 두고 연말·연초 증시 휴장기를 틈타 악재성 정보를 뒤늦게 공개하는 이른바 ‘올빼미 공시’라는 지적도 나온다. 휴장 기간에 악재가 공개될 경우 투자자들이 즉각 대응하기 어렵고, 개장 직후 시초가 급락 등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될 된다.

한국거래소는 엑시큐어하이트론이 개선계획서를 제출함에 따라 관련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6일 공시에서 개선계획서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2026년 2월 3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개선기간 부여, 매매거래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엑시큐어하이트론은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전 대표이사 김모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유죄 확정이 거래정지의 직접적인 발단이 됐다. 이후 주가는 541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엑시큐어하이트론 주식정보. 자료=네이버 금융
엑시큐어하이트론 주식정보. 자료=네이버 금융

앞서 엑시큐어하이트론 경영권 변경 과정에서는 코스닥 상장사 손오공과 더테크놀로지가 등장했다. 양사는 동일한 규모로 지분을 확보해 공동 경영 체제를 구축했고, 각 사가 1명씩 추천한 인사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이후 회사는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방향을 틀었다.

실제 엑시큐어하이트론은 2024년 말 나스닥 상장사 엑시큐어의 유상증자에 총 138억원(취득 주식 수 333만3333주)을 투입했다. 당시 엑시큐어는 나스닥 상장 유지를 위해 2024년 12월 17일 이전 자본 확충이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엑시큐어는 2024년 3분기 주주지분 관련 110만달러(한화 약 16억원) 규모 소송비용이 발생하며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엑시큐어하이트론의 자금 투입으로 자본 요건을 맞추면서 엑시큐어는 상장 유지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당시 엑시큐어하이트론은 엑시큐어를 통해 바이오 신사업 진출 계획을 제시했다. 엑시큐어는 미국 시카고 소재의 핵산(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치료제 개발사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후 협업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엑시큐어하이트론의 바이오 사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엑시큐어하이트론은 엑시큐어 투자금 회수에 나선 상태다. 엑시큐어하이트론은 6월까지 엑시큐어 지분 222만2222주를 약 148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엑시큐어하이트론은 1998년 11월 4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영상·음향기기 제조업체다. 2024년 연결기준 자산총계 795억원, 부채총계 456억원, 자본총계 339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은 매출 66억원, 영업손실 63억원, 당기순손실 593억원으로 적자 폭이 크다. 공동 인수 주체인 손오공과 더테크놀로지 입장에서도 정상화 작업이 순탄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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