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주 최고가 기록하며 시가총액 2조7723억원 달성.
- 정부의 중복상장 금지 방침 발표로 상승세 멈춰
-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시, '로봇 인프라 전문 기업' 변모 가능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플랜트 종합엔지니어링 건설업체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0일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 비상주식 주가는 3만6500원으로 상승하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달 초 2만9000원에서 시작해 13일, 16일, 17일, 18일 연속 상승하며 3만6500원을 찍었다. 일주일 새 25.86% 상승했다. 대외적 환경 영향을 덜 받는 비상주식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례적인 상승폭이다. 

하지만 정부의 중복상장 전면 금지 방침이 발표되며 상승세는 잠시 주춤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중복상장은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명 ‘쪼개기 상장’으로 불리는 중복상장은 이미 상장된 모회사가 특정 사업부를 분할해 자회사를 만들고 이를 다시 상장시키는 방식으로, 국내 기업들이 신사업 진출과 투자비를 조달하기 위해 자주 활용해왔다.

현대차그룹은 핵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여 상장시키는 방식이 아닌, 처음부터 수직 계열화된 주요 계열사들이 각각 상장된 구조적 중복상장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 정의선 회장의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업계는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 11.7%의 지분을 승계 열쇠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이 지배구조의 정점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리기 위해서는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비싸게 팔거나, 모비스 주식과 유리한 비율로 바꿔야(스왑) 한다. 정 회장 입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치를 어떻게든 높게 유지하거나 끌어올려야만 승계 작업이 수월해지는 셈이다.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대목이다.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사진=뉴스웨이브 정민휘 기자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사진=뉴스웨이브 정민휘 기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도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큰 그림 안에서 다시 현대엔지니어링의 역할과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상장에서 확보한 자금으로 글로벌 로봇 전용 공장을 건설할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은 그 시공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은 로봇을 생산하는 회사가 아니라 로봇을 생산할 인프라를 구축하는 '로봇 인프라전문기업'으로 변모' 포트폴리오의 확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으로 그룹 전체가 AI·로봇 기업으로 재평가될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은 '로봇 인프라 전문 기업'으로 묶여 기업공개(IPO) 시 몸값이 6조~10조원까지 다시 거론될 수 있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플랜트 리스크는 단기 악재로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폴란드 석유화학 현장에서 약 1700억원 규모의 계약이행보증금 청구(본드콜)를 지급했으며, 말레이시아 전력플랜트와 우즈베키스탄 석유화학 현장에서도 본드콜이 발생해 법적 중재가 진행 중이다.

회사는 2024년에도 해외 프로젝트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기 지연이 겹치며 1조 원대 손실이 한꺼번에 반영됐다. 손실은 모회사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현대건설은 연결 영업손실 1조2209억원, 순손실 7364억원을 기록하며 2001년 이후 23년 만에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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