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경 업무보고서에서 자취 감춘 'IPO' 단어
- EBITDA 1년 만에 3분의1 토막... 기존 방식 ‘부메랑’
- 대안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 美 증시 상장 방향 트나?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올해 현대엔지니어링 재경 업무보고서에서 '기업공개(IPO)' 단어가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상장 철회 이후 공모시장의 차가운 시선을 의식해 올해 IPO 도모하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투자심리까지 얼어붙으며 현대엔지니어링 (장외) 주식 가격은 9년 신저가로 거래되고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4일 종가 기준 4만1500원으로 거래 됐다.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은 시가총액 3조원도 위협받고 있다. IPO 준비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의 평가 시가총액은 7조1000억원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선택한 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산정 방식이었다. 글로벌 기업의 멀티플(EV/EBITDA 배수)을 적용해 할인전 평가 시가총액 7조1000억원을 만들었다.
현대엔지니어링 공모가는 12개 회사와 사업 유사성, 규모 유사성 및 일반사항 등을 비교해 산출 했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우건설, WORLEY LTD, FLUOR, CTCI CORP, MAIRE TECNIMONT SPA, VINCI, AECOM, WSP GLOBAL INC, JACOBS, WOOD 등 기업의 사업지표를 적용했다.
국내 3사의 기업가치/세금·이자지급전이익(EV/EBITDA)은 삼성엔지니어링 5.96, GS건설 6.00, 대우건설 3.34 이지만, 해외 기업들 EV/EBITDA는 매우 높은 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기업들의 사례를 적용 함에 따라 EV/EBITDA 배수는 11.64가 됐다. 국내 3사의 평균 EV/EBITDA 보다 2.3배가량 높은 수치다. 이를 두고 당시 기업가치 책정과정에서 과욕을 부렸다는 지적이 일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EBITDA 지표는 2021년 상장 추진 당시 4400억원대에 달했다. 전년과 비교해 1000억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현재 EBITDA는 1년 만에 3분의1 토막이 났다.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이 꺾이면서 EBITDA는 상장 추진에 불리한 방식이 됐다. 2021년 3분기 3140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1140억원으로 곤두박질치며 2000억원이 줄었다. 따라서 새로운 상장 전략이 요구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통 산업군에 속하는 건설업종으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제 유가 하락이나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수주 물량 감소로 영업 실적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사업 실적을 입증하지 못하면 건설사의 상장은 난공불락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초 IPO를 철회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택이나 플랜트 사업에 더해 에너지와 친환경 등 신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사업 부문에서 창출한 매출은 거의 없다. 건축·주택 부문 매출 비중 48.15%, 플랜트·인프라 사업 매출 비중 40.35%로, 두 사업의 매출합계는 88.5%다.
반면, 같은 건설업을 영위하는 SK에코플랜트(전 SK건설)는 2021년부터 친환경 및 에너지 사업에 집중했다. 지난해 기준 신사업(환경사업10.4%+에너지사업16.7%) 비중이 건축·주택(22.1%) 매출을 앞질렀다. 매출액은 2021년 6조 2204억원에서 지난해 7조 5509억원으로 21.4%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474억원에서 1570억원으로 6.5%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실패의 대안으로 2021년 6월 인수한 로봇 개발사 보스턴다이내믹스도 미국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로보틱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면 정의선 회장이 IPO로 큰 이익을 볼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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