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PO 좌절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더 꼬여
- 어설픈 IPO… 증권업계 공모 이뤄질지 회의적인 시각
- 현대차그룹 오너가 구주매각 최소화해야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은 현대차그룹 경영권 세습의 중요한 고리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정의선 회장 지분율은 0.32%에 불과하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지분 21.4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7.19%)을 물려받는다고 해도 10%를 넘기 어렵다. 양도소득세와 상속세를 감안하면 최소 10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따라서 비상장사 상장을 통한 재원 마련은 절실하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가 좌절되면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불확실한 국면을 맞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발목을 잡은 것은 기존 주주들이 내놓는 75%가량의 구주매각이었다. 특히 정 회장의 주식 총 890만3270주 중 60%(534만1962주)에 달하는 구주매각은 결정이었다. 이는 일반공모 400만주보다도 134만1962주를 더 팔 수 있는 구조다. 현대글로비스, 기아,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법인주주도 일부 지분을 팔고 나면 3천억원을 손에 쥔다.
기존 주주가 가져가는 돈을 제외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순수 사업에 투입되는 자금은 2,310억원이다. 상장으로 조달하는 자금 1조원의 약 25%만이 회사 발전에 쓰이고 나머지는 총수 일가와 계열사 주머니로 들어가는 셈이다.
비슷한 시기 현대엔지니어링 보다 앞서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과 확연히 대비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84%(12조원) 대부분을 생산 시설 확대에 투자하는 구조다. 대주주인 LG화학이 상장을 통해 가져간 돈은 전체의 16%(2조원)에 그친다.
당시 이를 두고 현대차 오너가의 지분 매각을 위한 상장이 될 수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시장은 구주매각 및 투자 계획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기대했지만 원론적인 답변에 그치면서 투자자 의심을 해소시키지 못했다. 결국 수요예측 결과는 참패로 이어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IPO는 총 1600만주를 공모주로 내놓았는데, 그 중 75%인 1200만주가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 등 현대차 오너가와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구주 매각이었다"며 "더욱이 1200만주 중 정 회장과 정 명예회장이 매각하는 주식은 56%(676만2898주)에 달했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오너가 내다 파는 주식을 누가 사겠냐"라며 반문했다.
어설픈 현대엔지니어링 IPO 추진으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더 꼬여버린 상황을 맞았다.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정 회장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10월 정의선 회장으로 경영권이 승계됐으나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한 채 남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3개의 순환출자 고리로 이뤄져 있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고리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공모 일정은 적절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면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공모가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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