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시민회의 8일 성명서. 실제 최 회장 광동제약 지분율 6.59% 불과
-지배력 확대위해 자기지분이 80%인 광동생활건강 몸집 불리고 있다고
-실제 양 회사간 내부거래 급증 추세. 작년 공정위 조사도 이와 관련있다고 주장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는 광동제약 최성원 회장이 취약한 광동제약 지분 확보를 목적으로 최 회장 개인회사 격인 광동생활건강 몸집을 불려 최 회장의 광동제약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회의는 지난 8일 내놓은 성명서에서 현재 광동제약이 처한 첫 번째 문제는 부당내부거래를 통해 취약한 지배구조를 강화하려는 시도라며, 광동제약이 최근 공정위로부터 부당내부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광동제약은 창업주인 고(故) 최수부 회장이 1963년 설립한 회사로, 지난 2013년 최 창업주 타계 이후 외아들 최성원 회장이 오너 2세로 회사를 이끌어 오고 있다.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의 관계사로, 최성원 회장이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최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 없다. 광동생활건강 2022년 감사보고서에는 최성원 외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 최 회장 부인 손현주씨는 2020년부터 이 회사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시민회의는 밝혔다.

광동제약과 광동생활건강간의 2022년 내부거래 현황
광동제약과 광동생활건강간의 2022년 내부거래 현황

광동생활건강의 주요 매출은 광동제약 제품을 구매해서 되파는 방식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이같은 내부거래 규모가 계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시민회의는 지적했다. 광동제약과 광동생활건강의 내부거래액은 2020년 87억원에서 2021년 151억원, 2022년에도 연말 기준 광동제약에서 매입한 물량이 160억원으로 최근 3년간 거래액이 183% 급증했다.

광동생활건강 22년 매출 655억원의 24%에 달하는 액수다. 23년 1~9월에도 광동생활건강은 광동제약에서 모두 113억을 매입했다. 이 매입 조건이 다른 일반 거래처에 비해 유리하게 되어있다면 공정위가 제재를 가하고 과징금 등을 부과할 수 있다.

광동생활건강은 또 현재 광동제약의 3대 주주로, 광동제약 지분 3.05%를 소유하고 있다. 반면 최 회장의 광동제약 지분은 6.59%에 불과하다. 모친, 부인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다 합해도 17.63%에 그친다. 지분율이 상당히 취약한 편이다.

23년 9월말 광동제약 주요 주주 구성
23년 9월말 광동제약 주요 주주 구성

이 때문에 최 회장은 광동제약 지분 추가 확보를 목적으로 광동생활건강의 몸집을 내부거래 등을 통해 최대한 불려 모기업 광동제약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모양새라고 시민회의는 주장했다.

실제 광동생활건강의 매출은 21년 549억원에서 22년 655억원, 당기순익은 같은 기간 12.7억원에서 38.5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덕분에 최 회장 등 주주들은 배당금으로 21년과 22년 각각 5억원 및 3.55억원을 지급받았다.

회사 매출이 늘고 이익이 늘어날수록 최 회장 등의 배당이나 연봉이 늘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광동생활건강이 광동제약 지분을 추가 매입할 여력이 커진다. 그런 목적으로 광동제약을 기반으로 광동생활건강을 맹렬히 키우고 있다고 시민회의는 보고있는 것이다.

공정위는 작년 연초 업무계획을 통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편법적인 부의 이전, 부실 계열사 부당 지원 등 부당 내부거래를 감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작년 9월 광동제약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혐의 조사 역시도 이와 같은 선상에 있다고 시민회의는 주장했다.

시민회의는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들에 비해 광동제약 같은 중견기업은 상대적으로 내·외부 감시가 취약할 뿐만 아니라 감시 취약으로 인한 불법행위가 있어 공정위가 조사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시민회의는 부당내부거래를 통해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는 회사를 사익추구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회의는 또 리베이트, 담합 등 지속되는 광동제약의 각종 불법행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광동제약은 2015년 의사와 의료기관 개설자 등을 대상으로 이뮤셉트캡슐, 레나라정 등 의약품 16개 품목에 대한 불법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2018년 9월에는 특정 업체에 광고를 몰아주는 대신 10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전 임원이 서울 모처에서 투신하는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2019년 9월에는 광동제약 등 국내 수개 제약사 및 유통업체들이 백신 담합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특히 백신 담합행위는 백신이 국민건강에 필수적이며 모두 정부 예산으로 추진되는 국가예방 접종사업 대상이란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시민회의는 광동제약이 제약회사임에도 음료매출이 크고, 연구개발비 비중이 저조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광동제약 23년 1~9월 매출 분석
광동제약 23년 1~9월 매출 분석

실제 광동제약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9월 별도기준 매출 6,932억원 중 제주삼다수 매출이 2,388억원, 비타500 796억원, 옥수수수염차 354억원, 헛개차 331억원 등 F&B영업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에 달한다. 제약회사인데도 의약품보다는 음료 매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광동제약은 매출 규모가 비슷한 제약회사들에 비하면 연구개발비 비중이 크게 낮다. 지난해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녹십자, 유한양행 등 연매출 1조 원을 넘은 주요 제약사는 모두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0%를 넘었다.

광동제약의 연구개발 비용
광동제약의 연구개발 비용

그러나 광동제약은 연구개발비 투자가 늘고 있다곤 하지만 사실 아직까지는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시민회의는 지적했다. 광동제약의 작년 1~9월 연구개발비는 123억원으로, 매출의 1.8%에 불과하다. 22년과 21년 이 비율도 각각 1.6%, 1.5%에 불과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웨이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