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타이어, 1.8조원 들여 한온시스템 인수
- 고금리·전동화 투자로 수익성 회복 지연
- 한국타이어, 대규모 투자 재무 안정성 저하 우려

이번 한온시스템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이번 한온시스템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그룹이 최근 1.8조원 가량을 들여 한온시스템을 인수했지만 인수와 유상증자 실시 후에도 한온시스템의 재무부담은 여전히 과중하다고 지적했다.

또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자체 영엽현금창출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지난 6일 보고서에서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긍정적 영향과 유상증자 실시에 따른 재무부담 완화가 한온시스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이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한기평은 또 이번 지분 인수 및 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약 1.8조원의 자금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에서 유출되었으며,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열위한 한온시스템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한국타이어의 재무안정성도 저하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한국타이어의 순현금 보유액은 약 1.9조원으로, 자체 자금을 통한 (이번) 투자 대응은 일단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순현금 대부분이 소진되고, 한온시스템의 높은 레버리지(부채) 부담과 이로 인한 커버리지 저하가 연결기준 한국타이어의 재무안성정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기평은 설명했다.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 변경 전후 지분구조(한기평 정리)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 변경 전후 지분구조(한기평 정리)

 

한국타이어는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한앤컴퍼니 계열 한앤코오토홀딩스(이하 한앤코)가 보유 중이던 한온시스템 지분 중 23%를 1조2159억원(주당 9904원)에 인수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작년 12월23일에는 한온시스템이 실시한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21.3%를 6천억원(주당 4139원)에 취득했다. 지분 인수 및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는 한국타이어(지분율 54.8%)로 바뀌었으며, 기존 최대주주 한앤코는 2대주주(지분율 21.6%)로 물러섰다.

한기평은 한국타이어의 경우 지분 인수 및 한온시스템 연결 자회사 편입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에도 현재의 신용도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작년 1~9월 한국타이어의 연결 영업이익은 1조28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4%나 늘었으며, 영업이익률도 18.7%로 전년동기대비 6.2%p 상승했다. 2023년 이후 글로벌 타이어 부문의 견고한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완성차 OEM 비중 확대, 고인치-고성능 중심의 믹스 개선, 원재료 가격 및 운임 안정화 등으로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한기평은 밝혔다.

2026년까지 미국 테네시공장 2단계 및 헝가리 공장 증설을 위한 대규모 자본지출이 계획되어 있으나 타이어 부문의 매우 우수한 수익성 및 영업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한온시스템 인수 이후에도 재무부담을 일정 수준 내에서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한기평은 전망했다.

한국타이어의  연결기준 주요 재무지표(한기평 정리)
한국타이어의 연결기준 주요 재무지표(한기평 정리)

 

한온시스템의 경우도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배당정책 완화와 유사시 계열 지원 가능성 등 긍정적인 영향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대주주가 한앤코이던 시절, 한온시스템은 한앤코가 조달한 인수금융 이자 대응을 위해 거액의 배당을 지속적으로 지급하면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2020년의 경우 한온시스템 당기순익이 1135억원인데도 배당 지급액은 2098억원에 달했으며, 당기순익이 21년 3107억원에서 267억원으로 격감한 2022년에도 순익의 7배에 달하는 185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해야했다. 작년에도 당기순익 589억원에 배당지급액은 472억원에 달했다.

한기평은 매우 우수한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타이어의 배당 수요가 높지 않은 점, 한온시스템 인수 이후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한온시스템의 배당 부담은 한앤코 시절 대비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온시스템의 배당성향 추이(한기평 정리)
한온시스템의 배당성향 추이(한기평 정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한온시스템의 재무구조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온시스템의 전동화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크게 상승한 반면, 2023년 하반기 이후 전기차 수요 캐즘(일시적 수요하락)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완성차 업체의 하이브리드 중심의 친환경차 정책 전환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전개되면서 수익성 회복을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공약인 친환경 정책 후퇴가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전기차 핵심시장인 미국에서 전동화 전환 지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기평은 또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가 미국과 헝가리 공장 증설을 위해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약 3조원의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당분간 한온시스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지원 가능성도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에도 한온시스템이 전동화 대응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수익성 회복에 기반한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온시스템의 전반적인 재무구조가 재차 저하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와 함께 고금리 기조와 한온시스템의 과중한 차입 부담이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진 점도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작년 1~9월 한온시스템의 이자비용은 19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나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의 83%를 집어 삼켰다.

전세계적으로 금리인하가 시작된 점,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일부를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인 점은 이자부담 경감에 긍정적이지만 향후 대규모 투자 과정에서 차입금이 확대될 경우 커버리지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한기평은 설명했다.

2021년 말 각각 3조7228억원, 2조3065억원이던 한온시스템의 총차입금 및 순차입금은 지난 9월 말 4조2461억원 및 3조755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22%, 차입금의존도는 42%에 각각 달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의 연결기준 주요 재무지표 추이(한기평)
한온시스템의 연결기준 주요 재무지표 추이(한기평)

 

한편 과거 옛 한라그룹 소속으로, 한라공조로 불렸던 한온시스템은 자동차용 에어컨 및 히터시스템, 프론트엔드 모듈(FEM) 등 공조제품 풀라인업을 보유 중인 자동차부품사다.

2014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돼 최근까지 한앤컴퍼니가 지분율 50.5%로 최대주주, 한국타이어는 19.49%로 2대 주주였다.

공조제품 및 열관리시스템 부문의 우수한 경쟁력으로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OEM을 거래처로 확보하는 등 사업안정성이 우수한 편이다. 공조 및 열관리부품 제조 부문 국내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시장 점유율도 2위다.

하지만 지속적인 투자비 부담에 따른 차입 증가와 과다한 배당 부담 등으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2023년의 경우 연결 영업이익은 2773억원 흑자였으나 당기순익은 589억원에 불과했다. 작년 1~9월에도 2331억원 영업흑자에 40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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