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금융, JB금융과 DGB금융 지분 지속 매입
- 단순투자 vs 경영권 장악·국정감사 지적
- 장기적 금융지주 인수 가능성 엿본단 관측

OK금융그룹 로고와 최대주주인 최윤 회장
OK금융그룹 로고와 최대주주인 최윤 회장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JB금융지주의 3대 주주인 OK금융그룹이 또 다시 JB금융 지분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JB금융지주는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호남지역 기반 금융그룹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K금융그룹 주력사인 OK저축은행은 지난달 28일 보유 중이던 JB금융지주 주식 1925만9558주 중 150만4513주를 주당 19940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계열사인 OK넥스트에 매각했다.

또 지난 6일엔 다른 계열사인 OK캐피탈이 JB금융지주 주식 22만4375주를 주당 18042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에따라 OK저축은행의 JB금융지주 지분율은 약간 줄어 9.1%가 되었고, OK넥스트와 OK캐피탈은 각각 지분 0.77%와 0.11%씩을 새로 확보했다. 과거부터 지분을 갖고있던 또 다른 계열사 OK네트웍스의 지분율은 0.37%를 그대로 유지했다.

OK금융그룹 4사의 JB금융지주 지분을 합산하면 10.35%다. 종전보다 0.11%p 더 늘어났다. OK저축은행이 지분을 약간 줄이는 대신 다른 2개사가 새로 진입해 전체 지분율은 더 늘어난 것이다.

OK금융 계열사들의 최근 JB금융지주 지분변화 내역
OK금융 계열사들의 최근 JB금융지주 지분변화 내역

지분율이 약간 늘었지만 JB금융지주 3대주주 자리는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J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삼양사(14.28%) 및 그 특수관계자로 지분율 14.75%다. 지방 금융지주 지분율 한도 15%에 거의 근접해 있다.

삼양사를 포함한 삼양그룹 지분율은 2019년 말까지만해도 10.6%에 그쳤으나 사모펀드들과 OK금융 등이 지분율을 계속 확대하자 2020년부터 지분율을 같이 늘리기 시작했다. 21년 말 14.61%까지 늘렸고, 작년 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다 올들어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이 다시 조금 더 높아졌다.

2대주주는 행동주의사모펀드로 알려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의 14.18%다. 얼라인은 2022년 5월 지분 14.04%를 취득, 2대주주에 올라선 이후 꾸준히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6.24%다.

1대주주와 2대주주의 지분율 차이는 이미 2022년부터 미미했다. 3대주주와 1대주주의 지분율 격차도 현재 4.4%p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미미한 지분 격차 때문에 JB금융지주에는 몇 년전부터 경영권 분쟁설 같은게 틈만 나면 나돌았다.

작년과 올해 정기주총 때에는 2대 주주 얼라인이 실제 행동으로 나서 배당 등 주주환원을 크게 확대하고 자신이 추천한 인물들을 이사진(사외이사)에 넣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결국 견디지 못한 삼양사와 JB금융 경영진은 지난 3월 주총에서 얼라인 추천 2명, OK저축은행 추천 1인의 사외이사 진입을 허용했다. 얼라인이 적극 행동으로 나선 반면 OK금융은 다소 어정쩡한 입장으로 일종의 ‘캐스팅보터’ 역할만 했는데도 사외이사 1명을 진입시키는데 성공했다.

지난 9월말기준 JB금융지주의 주요 주주현황
지난 9월말기준 JB금융지주의 주요 주주현황

2019년 말 6.04%이던 OK금융의 JB금융지주 지분율을 20년 말 9.37%, 21년 말 10.26%, 22년 말 10.99% 등으로 계속 높아지다 작년 말 9.65%로 줄었다. 올들어서는 다시 지분을 틈날 때마다 매입, 지난 4월 10.63%까지 높였다가 국정감사를 앞둔 10월 초에는 9.95%까지 다시 낮추었다.

국정감사가 끝나면서부터는 최근 사례처럼 다시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의 지분율 변화를 보면 어딘가 정교하게 관리되고 있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주가가 내릴 때 샀다가 오를 때 팔아 매각차익을 올리고, 배당이 좋은 JB금융 배당금도 챙기는 등 재테크에 집중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지분율 10% 안팎을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해 3대주주 자리도 견고히 유지하고 있다.

JB금융에 깊숙이 다리를 걸치면서도 재일동포-일본계 대부업 자금이라는데 대한 지역 비판과 반발, 금융당국의 견제 등을 의식, 조심조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OK금융의 이런 행보는 매년 국정감사 철만 되면 도마 위에 오른곤 했다.

OK금융계열사들의 JB금융지주 지분보유 현황
OK금융계열사들의 JB금융지주 지분보유 현황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캐스팅보터 역할과 이사회 진출이 경영권을 노린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자 OK저축은행은 지난달 25일 은행장 명의로, ‘JB금융지주 경영권 일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금융당국 등에 제출하기도 했다.

OK저축은행은 이에 앞서 올해 초 대구-경북지역을 주 기반으로 하는 DG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로 떠올라 큰 화제가 된 적도 있다. OK저축은행의 DGB금융지주 지분율은 지난 9월 말 현재 9.55%로, 최대주주 치고는 작은 지분율이지만 종래 최대주주이던 국민연금(6.77%)을 제치고 엄연히 지금도 1대 주주다.

2021년 말 처음으로 5%를 넘어 5.12%를 기록했으며, 22년 말 8%, 23년 말 6.63% 등으로, 늘렸다 줄였다를 반복하다 올들어 다시 크게 늘리면서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지분 확대 시기나 지분율 관리 스타일이 JB금융 사례와 흡사하다. 다만 아직 DGB금융지주 사외이사 자리를 확보못한 점이 차이라면 차이다.

DGB금융지주는 대구-경북지역 최대은행인 옛 대구은행(현 아이엠뱅크)과 옛 하이투자증권(현 아이엠증권) 등을 주력 자회사들로 두고 있는 금융그룹이다. 자산규모가 부산-경남 권역의 BNK금융지주보다는 작지만 JB금융 보다는 크다.

보기에 따라선 OK금융이 영호남 양쪽 거점 은행들을 한꺼번에 장악하려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살만한 움직임이었다. 올해 국정감사장에서 당연히 이 문제도 많이 거론되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JB금융 사례 때와 마찬가지로 ‘단순투자 목적의 지분 취득일 뿐 경영권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DGB금융지주의 주요 주주 현황
DGB금융지주의 주요 주주 현황

정말로 ‘단순투자 목적’일까? 그렇다면 굳이 공시를 안해도 되는 5% 미만 지분율로, 두 금융지주 뿐 아니라 여러 금융지주나 다른 일반 대기업들에 골고루 분산투자하는 게 정석일텐데, 굳이 왜 이 두 금융지주에만 ‘몰빵 투자’를 하는 것일까?

그것도 금융지주 지분한도 15%에 육박하는 10% 안팎의 대규모 지분을 계속 유지하고, 최대주주와 3대주주 자리까지 꿰어 차 굳이 논란을 계속 자초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이에 대해 많은 금융계 관계자들은 OK금융그룹이 현재의 대부업과 저축은행, 캐피탈 위주에서 벗어나 일반은행과 증권사 등을 아우르는 정통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분명히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전초 단계로 지분 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영호남쪽 금융그룹 지분 10%안팎씩을 일단 확보한 뒤 여건이 무르익을 때 금융위의 최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해 두 금융그룹 모두나 아니면 적어도 한 개라도 인수하려는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금융위 적격성 심사만 통과하면 지방 금융지주 지분은 최대 33%까지 확대할 수 있다. 33% 정도 지분이면 경영권과 이사회를 완전 장악할 수 있다.

한국 진출 후 대부업과 저축은행 등으로 그동안 돈은 많이 벌었지만 이미지가 항상 좋지 않았다는 점과 당국의 강요 등으로 대부업에선 거의 철수했지만 실물경기 및 부동산경기 침체로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의 부실이 급증하면서 그룹 전체가 최근 크게 흔들리고 있는 점 등도 이런 움직임의 배경이 되었을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OK금융그룹에 대한 공정위의 기업집단개요
OK금융그룹에 대한 공정위의 기업집단개요

실제 OK금융은 과거 금융회사 M&A(인수합병)때마다 번번이 이름을 올렸다. 2017년에 이미 이베스트증권 인수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고,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사업부 인수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한양증권을 2203억원에 사들이기 위해 만든 펀드에 OK저축은행이 1천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우회해서라도 증권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로 알려진다.

과거 신사업 진출 시도 때마다 대부업 경력이 최대의 걸림돌이 되자 작년에는 금융당국과의 약속대로 대부업에서도 거의 완전 철수했다. OK금융은 2014년 2개 부실 국내 저축은행을 인수, OK저축은행을 출범시킬 때 ‘저축은행 건전경영 및 이해상충 방지계획’에 따라 금융당국에 대부업 시장에서 2024년까지 철수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에 JB금융지주 지분을 새로 매입한 OK넥스트가 바로 ‘러시앤캐시’ 브랜드로, 한때 국내 대부업계 1위였던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후신이다. 작년 10월 대부업 철수 이후 대부자산을 전부 매각한 자금으로 계열사 대출과 지분투자 등을 주 업무로 바꾸면서 회사명도 바꾸었다.

현재 OK금융그룹은 과다한 부동산PF 취급 등에 따른 부실 급증으로, 그룹의 주력 기업들인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 OK넥스트 모두가 올들어 신용등급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OK만 떨어지면 지방 금융지주나 증권사 인수자금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지난 9월 말 별도기준 현금 및 예치금만 1.5조원에 이르고, 최 윤 OK금융그룹 회장 지분이 100%인 일본 현지 대부업체 J&K캐피탈의 자금동원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기 때문이다. J&A캐피탈은 OK넥스트의 모기업으로, 한국 외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에서도 상당수 대부업체들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공정위의 OK금융그룹 지분도
공정위의 OK금융그룹 지분도

그러나 OK금융의 이런 원대한(?) 목표들은 당분간 실현이 쉽지 않아 보인다게 또 문제다.

우선 인터넷은행을 제외한 일반 은행이나 금융지주사의 특정인 완전 소유는 금융당국이 아직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자본은 물론 특정 금융자본의 소유도 지분율 10~15%선을 마지노선으로 엄격히 제한 중이다.

지방 금융지주의 경우 금융위 대주주 적격성 심사만 통과하면 33%까지 가능하다지만 그랬던 선례 자체가 아예 없다. 앞으로도 어느 정권이 들어서라도 당분간은 힘들것이라는게 많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 금융 전문가는 “은행의 소유와 경영 분리는 사실상 전세계적인 불문율”이라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침투 폐해 등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더 엄격하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소유한도 확대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지주사들 중 농협중앙회가 최대주주인 농협금융을 제외하면 절대 지분의 최대주주가 있는 금융지주사는 없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기껏해봐야 15%가 안되기 때문에 이사회 등에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어렵고, 지분율에 따라 사외이사 1~2명 정도씩 파견하는게 전부다.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롯데그룹 1명), JB금융지주 등이 그 사례들이다. 올해부터 2대주주 얼라인이 2명, 3대주주 OK저축은행이 1명씩 사외이사를 각각 새로 파견한 JB금융지주의 경우 최대주주 삼양그룹과 가까운 이사진은 김기홍 대표이사 회장 등 3명선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최대주주 측 우호 이사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전북 지역이 원래 기반인 삼양사와 전북은행 및 JB금융간에 50년 넘는 오랜 지분관계가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JB금융지주의 주요 배당지표
JB금융지주의 주요 배당지표

영호남 지역의 민심 동향도 변수다. OK금융 최대주주가 재일동포 출신이라지만 일본계인 것은 틀림없고, 또 대부업 이미지도 아직 많이 남아있어 만약 금융지주사 본격 인수에 나서기라도 한다면 상당한 반발 가능성이 높다. 국정감사 때마다 특히 OK금융이 정도 이상으로 도마에 자주 오르는 것도 이와 관련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OK금융은 설령 이런 여러 상황 때문에 앞으로도 금융지주나 증권사 완전인수가 어렵더라도 지금처럼 일단 교두보를 확보한 채 계속 기회를 엿보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때까지는 활발한 지분 사고 팔기와 배당수익으로 짭짤한 재테크라도 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JB금융지주나 DGB금융지주 모두 여러 이유로 배당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편이어서 OK금융이 올리는 배당수익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진다. JB금융의 경우 작년 주주배당이 1641억원, 올 1~9월도 604억원에 각각 달했다. DGB금융지주의 작년 배당도 915억원이었다. 양 금융지주에서 받는 배당수익만 매년 250억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배당 수익과 주식매각차익으로 OK저축은행은 부동산PF 등에서 생긴 손실을 작년과 올해 상당 부분 메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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