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 자산 주무르는 MBK...자신은 중소기업 수준
-국내 성공사례도 많지만 일본·중국 등 해외성공사례 더 많아
-국내서는 흑역사 적잖아...홈플러스 딜라이브 네파 등이 대표적

홈플러스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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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는 명실공히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 운영업체이다. 특히 인수 후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전형적인 사모펀드 전략을 잘 구사하기로 유명하다. ING생보, 한미캐피탈 등을 인수 후 되팔아 수천억원에서 최대 2조원대의 차익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MBK에게도 그동안의 명성을 무색케 하는 흑역사가 적지 않다. 본지는 국내 유통분야 역대최대 M&A인 홈플러스 사례를 통해 MBK의 운영 전략과 특성, 조직구성 등을 면밀히 분석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편집자주>

뉴스웨이브 = 이동준·김태영 기자

MBK 본체인 MBK파트너스유한책임회사의 감사보고서는 2021년 딱 한차례만 공시되고 이후 다시 사라졌다. 상장 주식회사가 아니라 유한책임회사여서 이런게 가능한지, 이유는 알 수 없다.  

2021년 6월말 기준 MBK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MBK의 실체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2005년 설립됐고 2021년 6월말 기준 임직원수 28명, 주주사원은 단 4명이다. 대표이사는 널리 알려진 김병주 MBK 회장이 아니라 윤종하씨로 되어있다. 

출자금 41억원의 사원 지분율은 윤종하 대표와 김광일씨가 각각 29.5%로 최대주주이고, 김병주 회장은 20.24%, 엠비케이파트너스사주조합이 20.76%씩이다. 

4대 주주격인 김 회장이 어떻게 MBK를 지배하는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임직원들에 대한 카리스마든 차명지분이든 무언가 비결이 있으니까 이렇게 장기간 MBK를 장악하고 있을 것이다.

MBK의 약자이기도 한 김병주 회장은 2023년 포브스 한국 재산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작년까지 재산순위 1, 2위인 삼성 이재용 회장이나 카카오 김범수 회장은 재산이 대부분 삼성 또는 카카오 주식이라 지난해 주가 하락으로 재산손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김병주 회장은 재산 대부분이 그동안 받은 성과급과 자신의 펀드에 GP로 투자한 지분가치라 이전부터도 실질적인 처분 가능 재산이 대한민국 1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십조 자산 주무르는 MBK지만 정작 자신은 중소기업 수준 

MBK의 2021년 6월말 별도기준 자산은 558억원, 부채 186억원, 이익잉여금 391억원, 영업수익(매출) 396억원, 영업이익 78억원, 당기순이익 23억원 적자다. 수십조원대 투자자 자금을 관리하는 MBK지만 정작 MBK 자신은 중소기업 수준이랄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2021년 미국 다이얼캐피털에 지분 13%를 10억 달러(1조3000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MBK파트너스의 전체 기업가치가 10조 원 이상으로로 평가받았다고 주장했다. 

아무리 운용자산규모가 현재 30조원이 넘는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라지만 사모펀드 직접투자보다 사모펀드 관리 및 운용이 주업이랄수 있는 MBK의 기업가치가 정말 이 정도인지는 2021년 MBK 감사보고서만 보고서는 솔직히 믿기 어렵다. 

MBK는 2020년에도 63억원 적자였지만 쌓여있는 사내유보(이익잉여금)가 391억원에 달하는 것을 보면 과거에 많은 이익을 냈음을 알 수 있다. 

연속적자가 난 이유는 매출이 396억원(2021년), 1263억원(2020년)인데 비해 판매관리비가 각각 316억원, 1192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판관비 중에서는 급여가 각각 69억원 및 66억원, 상여금이 110억원 및 970억원이었다. 

미등기임원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 보상액은 급여 111억원, 422억원이었다. 김 회장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사모펀드 투자관리 실적을 많이 올린 경영진이나 직원들에게 많은 상여가 집중되는 사업구조임을 쉽게 알수 있다.  

김 회장은 과거에 받은 엄청난 상여금과 일부 상여금을 사모펀드에 직접 투자해 불린 돈 등으로 재산을 일군 것으로 알려진다. 

MBK가 괸리하는 사모펀드회사는 모두 16개. 이중 100% 종속기업인 MBK파트너스사모투자전문회사는 아직 활동이 거의 없는 서류상 사모펀드로 보여진다. MBK3호 등 나머지 15개 펀드들에 대한 MBK의 지분은 0~2% 정도에 불과하다. 직접투자는 많이 안하고, 투자관리 대행을 주로 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보다 일본· 중국 등 해외 엑시트 실적 더 좋아

2021년 6월 기준 15개 사모펀드들의 재무상태는 대부분 좋아보였다. 자산이 조 단위인 사모펀드가 2개였다. MBK파트너스4호사모투자전문회사는 자산 2.69조원, 영업수익 1.68조원, 당기순익 1.67조원에 각각 달했다. 

이 해 투자실적이 아주 좋았다. MBK3호 등 다른 사모펀드들 상당수가 수천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인 곳은 1곳에 불과했다.

외부적으로 MBK를 대표하는 인물로 널리 알려진 김병주 회장은 올해 60세로, MBK의 창업자다. 경남 진해에서 출생해 10세때 미국 유학길에 올라 하버드대 MBA과정을 마친 후 월스트리트의  살로먼 스미스바니, 골드만 삭스, 칼라일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칼라일 근무 당시 한미은행을 인수, 3년만에 7000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씨티그룹에 매각, 처음 두각을 나타냈다. 

칼라일을 퇴사한 후 곧바로 토종 사모펀드 MBK를 설립, 그후 1위 사모펀드로 키웠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전 회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기업 인수 후 무슨 수를 써서든 기업가치를 높여 되파는 전형적인 사모펀드 전략을 잘 구사하기로 유명했다. ING생보, 한미캐피탈, 금호렌터카, 대성가스 등을 인수 후 되팔아 수천억원에서 최대 2조원대의 차익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1년 한해 동안에는 모두 53억달러(약 6.1조원)의 투자금을 회수하고, 40억달러(약 4.9조원)를 신규투자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투자회수 실적이 대체로 좋았지만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쪽 투자에서 엑시트 실적이 더 좋은 것으로 알려진다.

2021년 11월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에 아코디아넥스트골프를 매각했다. 매각대금이 4조6000억원대로 이 해 일본 M&A시장에서 세 번째로 큰 거래였다.

MBK는 2017년 아코디아골프 인수와 2020년 6월 아코디아골프트러스트(AGT) 지분 인수를 통해 아코디아골프 골프장 130곳의 소유권을 모두 확보했다.

인수 규모는 9000억원에 미치지 않았는데 3조 원가량 차익을 남기며 랜드마크급 엑시트(회수) 기록을 남겼다.

◆명성 무색케 하는 흑역사도 적잖아

하지만 이런 MBK에게도 그동안의 명성을 무색케 하는 흑역사도 적지 않다. 인수 후 5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엑시트 소식이 감감한 홈플러스와 유선방송업체 딜라이브, 아웃도어업체 네파 등이 대표적 사례다. 

홈플러스에선 하루빨리 경영실적을 올려야 하는데도 저가할인 경쟁외에 별다른 묘수를 못내고 있다. 작년에 뒤늦게 즉시배송 서비스나 매장광고 강화 등의 정책을 내놓았지만 경쟁업체들보다 모든 게 조금씩 늦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점포매각과 구조조정을 강하게 하다보니 노조와의 갈등도 거의 일상사가 되어 버렸다. 

홈플러스 보다 인수규모는 작지만 딜라이브(씨앤엠) 실패사례도 MBK에게는 두고두고 큰 부담이다. MBK는 2조원 이상을 들여 2008년 3월 케이블TV 회사 씨앤엠을 인수했다. 2015년 초부터 매물로 내놓았지만 매각에 번번이 실패했다.

씨앤엠이 수도권 케이블TV 가입자수 선두를 달리는 기업이지만 유료방송의 주도권이 인터넷방송(IPTV)으로 넘어가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점이 매각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홈플러스처럼 업종 자체가 곧 하락기로 갈 줄 모르고 피크에 비싸게 샀다가 늪에 빠져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MBK는 2016년 12월 41억 달러 규모의 4호 펀드를 조성했다. 50여개 국가의 연기금과 금융사로부터 투자금을 모집했다. 단일 펀드로는 아시아계 사모펀드 가운데 2위 규모이자 아시아 사모펀드 가운데 가장 짧은 기간에 대형 펀드를 모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3호 펀드에 모두 참여했던 국민연금이 4호 펀드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딜라이브 등의 투자 실패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2013년 1조원에 인수했던 네파도 인수 직후인 2014년부터 계속된 실적 악화 등으로 10년이 지난 지금도 엑시트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네파는 MBK 2호 블라인드 펀드에서 유일하게 투자금 회수를 못하고 있는 사례다. 

2019년 인수한 롯데카드도 업종 자체가 성장산업이라고 보기 어려워 희망 매각가격과 인수희망가격 사이의 간격이 크다고 한다.  

◆MBK, 홈플러스서 ‘첫 대패’ 가능성 점점 높아져

이중 최악 작품은 아무래도 홈플러스다. M&A 규모가 MBK 역사상 최대규모인데도 8년째 엑시트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홈플러스 노조와의 악연은 두고두고 MBK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작년에는 카카오모빌리티 인수를 추진했으나 직원들과 노조 등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카카오 노조 등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일부 지점을 폐쇄한 사례 등을 들어 사모펀드가 회사 경영권을 쥐었을 때 사회적 책임에 소홀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전에도 잡코리아, 푸르덴셜생명 등 인수를 시도했다가 노조 반발 때문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

작년에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펀드 약정액 순위에서 처음으로 MBK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해외까지 합하면 아직 MBK가 단연 더 크지만 국내 투자에선 조금씩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도 보여주고 있다. 

MBK측은 현재 홈플러스의 계속되는 영업경쟁력 약화에 대해 ‘홈플러스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다른 대형 오프라인 마트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고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다시 부채비율이 올라가고 금융비용 부담이 여전하다는 지적에는 ‘리스부채가 많을 뿐 직접 대출은 별로 없다’고 언론에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계속되는 신용등급 하락에 대해서도 ‘투자금 회수와 신용등급은 전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실체가 좋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엑시트는 성공시킬수 있다는 자신감일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조목조목 분석해보고 지적했듯, MBK는 홈플러스에서 ‘뼈 아픈 첫 대패’를 기록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과는 또 다르게 홈플러스의 근원적 경쟁력이 계속 악화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MBK가 잘 써먹는다는 우량 점포 매각 방법도 지금까지는 잘 통하지 않는 것으로 분명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 초기 실투자금이 3조원 안팎이고, 떠안은 인수금융은 대부분 갚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실투자금에 그동안의 이자를 더해 4조~5조원 정도면 실패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네이버쇼핑,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무서운 성장세를 뚜렷이 목도하고 있는 잠재 매수자들이 홈플러스에 쉽사리 4조~5조원 이상을 베팅할 수 있을까? 그것도 상당수 우량점포와 부동산은 팔아치웠는데도 아직 6조원이 넘는 리스부채와 RCPS 등을 떠안고 있는 회사를.

설령 그렇게 엑시트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홈플러스는 8년전의 견실한 모습이 아닌 만신창이 모습으로, 또 이러저리 팔려다니는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회사의 경쟁력이나 미래를 다지기 보다는 단물만 빼먹고 ‘먹튀’한다는 사모펀드에 의한 대표적 희생양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홈플러스 사례는 MBK 브랜드의 명성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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