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웨이브 = 송채은 기자
2차전지 전구체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는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 이후 승인까지 통상 45 영업일 정도 소요되는데, 80일 가까이 승인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양극재 소재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생산하는 업체다. 상장시 시가총액이 1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94% 늘어난 665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39% 증가한 39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견고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시현했다.
IB업계 관계자는 17일 “시장에서 각광받는 2차전지 핵심소재 업종인데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매우 높아 올 하반기 가장 주목받을 수 있는 IPO 대어”라며 “흥행 여부에 따라 전반적인 IPO 시장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최대주주인 에코프로의 주가 과열 논란과 오너의 사법 리스크로 상장 계획이 철회되거나 상당 시간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에코프로가 52.8%의 지분을 소유한 최대주주다. 에코프로 주가는 연초 대비 15배 이상 급등하면서 과열 논란이 일고 있다. 에코프로 그룹주의 주가 급등으로 적정 IPO 공모가 산정이 어렵다는 얘기다.
네이버 증권에서 집계한 컨센서스 기준 에코프로의 2023년 예상이익 기준 PER은 64.5배이고, PBR은 15.3배이다.
NH투자증권은 같은 기준 코스닥 평균 PER 31.9배, PBR 3.3배로 제시하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코스닥시장 전체 밸류에이션 수준을 높였다”며 “이를 감안하면 수익가치 기준 시장평균은 5~6배 높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창업주 이동채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도 상장 심사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동채 전 회장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전 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오는 18일 나온다.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최대주주인 에코프로의 지분 18% 소유하고 있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부에서 밀어줄 수밖에 없는 전구체 생산업체라는 점에서 상장 철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구체의 중국 편중 현상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에 힘을 싣는 요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극재 핵심 원료인 전구체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다.
전구체 핵심소재인 황산니켈은 니켈을 황산에 용해하고 증발시켜 만든 무기화합물이다. 이는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오염물질이라는 점에서 환경 기준이 엄격한 국가들은 생산을 기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이 세계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전구체는 장치산업으로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며, 중국 의존율을 낮추기 위해 정부 입장에선 국내 전구체 사업을 적극 권장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심사에 유리한 요소다. 기업이 일시에 대규모 투자금을 수혈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IPO이기 때문이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장 심사가 지연될 수는 있지만 결국 상장에 성공할 것”이라면서 “공모가가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